폭력의 위상학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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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이 폭력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마음을 꿰뚫어보듯 저자는 세상의 모든 것이 폭력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말한다.

폭력의 거시적인 측면과 미시물리학적 측면, 이 두 가지로 크게 나뉘어 있는데, 그중 가장 인상깊고 흥미로웠던 주제는 <정치>와 <미디어>였다. SNS를 하고 있는지라 아무래도 내가 올린 내용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론 조마조마한 마음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 폭력이 좀더 와닿았던 것 같다.

사실, 이 책 무지 어렵다. 적어도 문외한인 내 수준에서는 그랬다.
두번이나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이 많은 만큼 어려웠다.
르네 지라르, 카를 슈미트, 에랭베르가 등장하고(누구냐, 넌 ㅡ.,ㅡ) 어렵고 생소한 단어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해력과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프로이트와 마셜 맥루언만 알겠… 원래 멍청한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줄은.. 하..)
하물며 폭력의 긍정성이라니… 이게 뭔말이여.

이렇게나 무지렁이인 내가 이해한대로 책의 내용을 말해보자면, <폭력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함께 변한다>는 것이다.
폭력은 자신의 감정이나 분노를 표현하기 가장 빠른(?) 방법으로, 인간이 생겨나면서부터 꾸준히 존재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존재할 것이다. 그것이 정치적인 형태이든, 미디어의 형태이든,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간에...
드라마 <트레인>에서 나온 대사 중, "살인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게 아닙디다. 살인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단지 그걸 참아내느냐 못 참느냐의 문제지."
폭력도 그런 것 같다. 폭력적인 성향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걸 참고 이겨내느냐 아니면 표출하느냐의 문제다.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타인에게 폭언을 내뱉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SNS나 인터넷 기사 같은 곳에 악플을 다는 사람도 있다. 모두 폭력이다.
이렇듯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폭력도 폭력이지만, 권력과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죽음과 과잉화도 폭력임을 알고, 이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이러한 폭력에서 벗어나거나 혹은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이겨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언지하하고, 책 좀 읽는 고상한 척이 하고 싶다면 두꺼운 사피엔스 보다 폭력의 위상학을 들고 다니시라.
어려운 내용인 만큼 북모임 같은 곳에서 함께 읽고 토론하기 좋은 책이기도 하다. 어쩌면 더 빨리 이해될지도 모를 일.

법은 폭력의 기반 위에 세워진다. 폭력은 법의 본질이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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