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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평점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 시인의 '풀꽃' 이 생각나는 그림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출판사 중 하나인 문학동네에서 나온 '나는 지하철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철역 풍경이 표지그림이네요. 무심한 표정의 사람들이 각자의 일을 하고있습니다.
초록선인걸보니 2호선인가봐요^^
서민의 발인 지하철. 지하철이 하는 이야기가 무얼까 궁금해집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있듯 지하철이 서술자입니다.
'나는 오늘도 달립니다.'


표정을 알 수 없는 무채색의 사람들.
지하철은 늘 어디에선가 와서 어디론가 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싣고 달립니다.

색이 생겼네요!
무수히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 중 한명 한명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해녀인 할머니,
딸과 손녀에게 주려고 문어 전복 잡아다 바리바리 싼 보따리를 꼬옥안고 달립니다.


누군가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딸인 유선씨.
내이야기같아서 그럴까요?
가장 공감이 됐던 이야기.

아까는 보이지않았던 한명 한명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세히 삶을 들여다보니 다 정감가는 사람들입니다.

처음 '나는 달립니다' 라는 부분 생각나세요?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니 모두 다 소중한 삶입니다.
마지막 부분은 '우리는 달립니다'로 바꼈네요.
자세히보고 오래들여다보면 예뻐보이듯 무심히 지나쳤던 많은 것들에 관심을 가져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따뜻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는 누구일까 궁금했습니다.
뒷표지에 작가의 말이 실려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내게 많은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예쁜 돌멩이와 작은 물고기, 까만 밤 서로의 얼굴을 비추던 하얀 달, 어린 나의 길 위에서는 많은 것들이 빤짝였습니다.
어느덧 어른이 되어 걷는 발걸음은 바빴습니다. 보고싶은 것을 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지나치며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길 위의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주름진 손을, 가지각색의 얼굴을, 다양한 표정의 발을 그림으로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이 하나둘 쌓이고, 나는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길 위에 있던, 가까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아이뿐아니라 어른들도 읽으면 좋을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