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는 거짓말 - 우울증을 가리는 완벽주의 깨뜨리기
마거릿 로빈슨 러더퍼드 지음, 송섬별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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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주 간, 아니 현재진행형으로 업무상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잦아지면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다.

이게 바로 슬럼프라는 건가, 싶게

무력감을 느끼며 손 쓰기 어려운 시간들.

아침에 출근하는 동안에도 무거운 걸음을 옮기며 만 가지 생각을 한다.

오늘 다른 부서 직원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출근하는 나를 보며 말했다.

"처녀귀신인 줄 알았어요."

이 지경인데도 누군가 '요새 많이 힘들지'라고 물으면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한다.

다 거짓말이다. 하나도 안 괜찮은데.

이제 이게 습관인지 자존심인지 모를 기계적인 답변이다.

『괜찮다는 거짓말』.

책을 들자마자 울 뻔 했다.

남편을 붙잡고 얘기했다.

"내 얘긴가봐. 매일 괜찮다고 말하는."

머리말에서부터 나와 너무 비슷한 정신상태를 가지고 있는 내털리의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했다.

이게 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된 것이구나.

안 괜찮아도 되는데, 나는 그것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하는구나.

나의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

다양한 사례들이 나오는 책을 보면서,

주어진 환경은 다르지만 나와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인물들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그래서 읽는 동안 마음이 먹먹하고 힘들었다.

이 책은 다행스럽게도 치유의 방안을 제시하고 성찰을 위한 다양한 질문을 제시한다.

그래서 한 번에 훅 읽어내려가기는 어렵다.

특히 나처럼 구구절절 생각할 거리를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더불어 다양한 심리상태나 정신질환 등에 대해 접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일단,

우울을 인정하고 나면 방법은 그 후에 생겨난다.

내가 우울하다는 것, 마음에 수많은 상처가 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할 때는

어떤 것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없다.

그러니,

이 책은 문제를 인식한 사람 뿐 아니라,

모든 일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 이들도

한 번 쯤 관심가지고 읽어보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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