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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역사 ㅣ 한홍구의 현대사 특강 2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3월
평점 :
우리는 보통 한국 현대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으로 해방, 6.25전쟁, 4.19, 5.16 등을 주로 이야기 하곤 한다. 그렇다면 광주는? 현대사의 일부에 포함시키기에 너무 가까운가? 혹은 너무 사소한 사건인가? 저자는 한국의 지금 이 순간을 광주에서부터 시작한다.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이미 죽은 시민을 떠나지 못해 죽음을 선택했던 그들과, 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광주의 자식들'이 한국 현대사를 규정짓는 한 세대가 되었다고 한다. 광주항쟁 이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은 광주항쟁을 알고 나서야 비로소 그 의미가 완전해 질지도 모른다. 민주화 투쟁, 직선제 개헌, 노동운동, 문민정부, 국민의정부, 참여정부에 이어지는 민주주의의 역사는 모두 광주를 매개로 살아 숨쉰다.
저자의 특강 내용을 토대로 엮은 이 책은 실제로 강의 현장에서 듣는 것 이상으로 사실적이다. 그래서 광주도청의 상황, 노무현 전대통령의 장례식 때의 김대중 전대통령의 통곡 장면에서는 차안에서 책을 읽다가도 눈물을 훔쳐내야 하는 곤혹스러움을 겪게 했을 것이다. 당대를 살아온 사람이 당대의 역사를 전공하는 것이 시간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모순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기에 더 풍부한 자료와 관련 과거사 위원회를 거친 경험이 녹아든 강의가 가능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식민지를 거쳐 해방 이후 100년 간의 기득권의 역사에 광주 이후의 민주주의의 역사는 너무도 짧다. 오히려 그들이 잃어버렸다는 10년은 그들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보는 광주의 기억은 그래서인지 잊고 지냈던 만큼이나 더 새롭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