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를 부족하게 한다
이지영 지음 / 푸른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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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에게 들려줄 이야깃거리가 많은 할머니가 되기 위해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고 하는 <당신이 나를 부족하게 한다>의 저자 이지영의 이야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여행을 꿈꾸고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대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떠나거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 혹은 더 넓은 세상을 바로보기 위해 가곤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연유에서 말이다. 하지만 손주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니. 그런 저자의 말이 참으로 귀엽게 다가왔다.

 

보통은 여행하면, 관광이다. 인터넷으로 유명한 관광명소들을 수집하고 유명한 맛 집을 찾아 기록하며 관광명소들끼리의 거리를 가늠해 일정표를 짜기 시작한다. 굉장히 빠듯하고, 피곤하게 들어찬 일정이지만, 거기까지 돈 주고 가서 무엇 하나라도 놓칠세라 과한 욕심을 부리기 일쑤다. 하지만 저자의 여행은 다르다. 그녀에게 여행은 오로지 관광 보다는 휴식에 가깝다. 여행을 갔다 와서 피곤하고 복잡해지는 것 보다는 오히려 마음의 치유를 받아 오는 쪽을 택한 것이다. 예를 들면, 수많은 관광지를 돌아다니기 보다는 그곳의 거리를 하릴없이 걷거나 산책하며 마치 그 곳에 살고 있는 현지인과 같은 여행을 하고 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완성되었다고 한다. 일상에서 문득 자신을 그리움에 젖게 했던 추억들과 여행지에서 받았던 생생한 감정들을 엮어서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들 역시 잊고 있었던, 소중했던 그 무언가를 떠올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한 사람이 생각났다. 소중했던 사람이었는지, 잃어버린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애틋한 느낌이 가득 느껴졌다.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고 하는 파리의 밤거리, 택시 안에서 빌 에반스의 음악을 배경으로 운전기사 아저씨와 단 둘이 하는 드라이브, 이것이 이 책을 가장 잘 이야기 하고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그 파리의 밤 풍경이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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