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월
존 란체스터 지음, 서현정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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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가 가져올, 곧 우리의 미래로 다가올 황폐화된 세계에서 일어나는 싸움과 갈등. 그 속의 날카로운 통찰과 풍자적인 메시지를 매혹적 필치로 그려낸 작품!"


2019년 부커상 후보작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더 월』은,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정치적 분열이 일어나면서, 거대한 콘크리트 벽(국립 해안 방어벽)을 사이에 두고 이를 넘으려는 '상대'와 이를 지키려는 군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주인공 '조셉 카바나'는 벽을 지키기 위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새로 발령을 받았다. 신입 경계병에게 벽은 그저 춥고, 또 춥고 추운 곳이었다. 남녀 성별 관계없이 2년간 의무적으로 경계병의 의무를 수행해야 했고, 오직 '번식자'만이 이 의무를 짊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힘든 현실 앞에 쉽사리 번식의 길을 택하기란 힘든 일이었다. 아무쪼록 2년간 12시간씩 교대로 2주간 일하고 2주간 비번으로 경계를 서야 했다.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벽을 사수하기 위해서. 


"세상 어디를 가도 이런 추위는 없다. 이곳이야말로 만고불변의 자연 현상 같은 추위 그 자체다. 추위는 이곳의 근본적인 성질, 즉 본질이다. 그래서 여기 온 첫날 처음 벽으로 가는 순간, 추위가 온몸을 후려친다. 이런 곳에서 2년을 보내야 한다."


어쩌면 먼 미래에 우리에게 도래할 수 있을 법한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더욱 공감이 가는 작품이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점점 기후의 변화와 다양한 자연재해를 겪으면서 어쩌면 이러한 일들은 영화나 소설에서만 접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 점점 더 현실화되어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더 깊게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그만큼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며 여운을 주었다. 특히나 벽을 지키는 군인과 벽을 넘으려는 상대. 어느 누가 군인이 되고 상대가 될지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언제든 이 현실은 뒤바뀔 수 있다는 전제가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많은 생각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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