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일 - 출근, 독립, 취향 그리고 연애
손혜진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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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일은 손혜진 저자의 불안한 세상에서 단단한 어른이 되기 위한 몸부림에 대해 담겨 있다. ‘어른의 일을 네 가지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는데, 첫째 나를 먹여 살리는 일 출근’, 둘째 내 살림을 챙기는 일 독립’, 셋째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 취향’, 마지막으로 넷째 나를 반짝반짝하게 하는 일 연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진짜 워라밸은 회사 안에서의 내 삶에 있는 게 아닐까. 회사라는 이익집단 안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온전히 일 수 있다면 그것이 진짜 워라밸일 것이다.”(61)


 

어느 순간부터 퇴사와 관련된 키워드의 책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SNS에서도 심심찮게 마주하게 되었다. 마치 퇴사 후 떠나는 여행은, 정말로 온전히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 되어버렸고, 퇴사는 누구나가 꿈꾸는 하나의 목표가 되어 있었다. 정말 퇴사하고 나면 나를 찾을 수 있고, 모든 것이 다 괜찮아지는 것일까. 퇴사만이 정말 답인 걸까. 직장인이라면 늘 퇴근퇴사사이에서 수많은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근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말이 불현 듯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살아가면서 일이라고 하는 것은 물론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잘하는 일을 알게 되고 또한 부족한 부분들을 깨닫게 된다. 또한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크고 작은 사건들에 상처받기도 하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일을 통해 성장하고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회사 내에서도 온전히 나일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워라밸일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일과 배움의 균형 말이다.

 


결국 집도 찾기 문제가 아니라 결정 문제였다. 포기와 타협의 문제. 그래, 포기 말고 양보하자.” (76)

 


일찍이 자취를 시작했고, 벌써 여러 번 거처를 옮겨가며 내 집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내 집을 찾아왔다. 그 사이 원하는 기준들은 항상 바뀌었고, 나만의 취향과 원하는 것들의 우선순위가 매겨졌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꼼꼼한 기준들을 나 역시 겪어 왔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여전히 내 마음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집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저자와 마찬가지로 포기하고 양보하며 최대한 우선 순위에 가까운 집을 찾아왔다. 아마 다음 집을 구할 때에도 마찬가지일 거다. 비단 집 문제만이 아니다. 단순히 물건을 고르는 일에도 사람의 취향은 녹아든다. 그리고 그렇게 몇 번의 과정을 겪으며 나만의 취향이 갖춰지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겪으며 자라는 것이 모두 어른의 일이 아닐까 싶었다. 그저 어른이라고 하면, 막연히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느낌이 들었는데 막상 나이를 먹으면서 느낀 어른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표현할 줄 알게 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가 행복하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당당하게 주장하고 맞서며 그렇게 나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어른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나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미리보기다시보기가 됐으면 좋겠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주제에 마음을 할퀴어놓는 숱한 어른의 일의 힌트가 되어도 좋겠다. 쓰면서 내가 위로받았던 것처럼 내 글이 누군가 걷는 울퉁불퉁한 길에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면 오늘도 전반적으로 행복할 것 같다.” (프롤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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