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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평점 :
이 책은 여행기는 아니지만 가이드북 같고, 아프리카 여행의 욕구를 자극한다. 용감한 30대의 여기자가 반 년 간 체류하면서 겪은 아프리카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아프리카에 대해 나는 어떻게 알고 있는가. 커다란 대륙에 여러 나라가 있지만 아프리카 대륙을 하나의 나라로 역고 있다. 원주민들은 각각의 특징이 있지만 모두 검은 피부라는 것, 기온이 높아서 의복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 다는 공통점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사막의 이미지가 강하다. 물이 부족한 땅이기도 하고, 뜨거운 태양이 한몫 더 거든다. 그래서 짐바브웨를 폭포의 나라나고 하는 것이 낯설었다. 빅토리아 폭포는 처음 발견한 영국 사람이 영국 여왕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하지만 원주민들이 부르는 ‘천둥 치는 연기’라는 이름이 훨씬 더 공감이 된다.
첫 나라 에티오피아와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친숙한 명칭들이지만 실제로 알고 있는 건 거의 없다. 각종 커피 생산국이라는 것과 6·25전쟁 참전국이었다는 정도다.
그곳에도 인터넷카페가 있고, 테러의 위험 때문에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어느 규모 이상의 건물을 출입하려면 짐 검사를 한다고 한다.
보훈의 달 6월을 맞아 TV에서 6·25 때, 에티오피아 파병부대가 모든 전투에서 전승을 기록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날 저녁 칵뉴부대 이야기를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우연을 여러 번 겪었다. 실재했던 일은 언제 어디서든 거론되므로 그런 우연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
지은이의 여행 중 하이에나에게 낙타고기를 먹이로 직접 주었던 것과 낙타시장을 갔던 것이 인상에 남는다.
그리고, 원시부족 카로족이 사진을 찍으면 돈을 요구하고 심지어 사진 찍어달라고 조르기까지 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원시부족’하면 물질과 거리가 먼 순수함이 떠오르는데 문명인들이 그들에게 물질만능주의를 전파한 것이 씁쓸했다.
평화콘서트를 열어야할 만큼 평화를 갈구하는 내전이 빈번한 나라 남수단. 이태석 신부의 봉사활동으로도 알려진 나라에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등장했던 한빛부대도 만났다. 주민들을 위해 의료, 구호, 교육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르완다의 좌표가 인간의 심장 위치와 비슷하다고 아프리카의 심장이라고 한다는 르완다. 벨기에 식민지 시대에 생긴 부족 간의 갈등이 65,000명 대학살이라는 비극을 만들었다니 놀라웠다, 작가는 우리나라의 6·25와 통일 후의 광경을 혹시나 하고 떠올렸지만 상상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남아프리카 최남단의 희망봉에서 작가는
‘인생에서 여러 경험과 다양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생각과 느낌이 차곡차곡 쌓이고, 이러한 것들이 다시 삶의 안내자가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가장 강하게 다가온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