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에 관련 업계 사람을 만나러 가는 자리에도그 친구가 동행할 예정이란다. 이야기를 들으니 꽤 든든하겠다 싶어 "그런 친구가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라고 물었더니,
언니가 한마디 했다.
"그래서 내가 이번 여행 갔을 때 여기저기 좋은 데 데려가면서 얼마나 잘해줬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어."
‘기브 맨 테이크‘라는 말이다. 맞다. 우정도 분명히 주고받는 게 있어야 한다. 그게 경성이든, 시간이든, 밥 한 끼나 커피한 잔이든, 연락이든, 사소한 도움이거나 큰 도움이든, 좋은기운이든. 그래야 오래간다.
계산적으로 굴라는 뜻이 아니다. 진짜 어려운 상황이거나불행이 닥쳐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받을 것을 생각하지말고 주되, 그 이외에는 내가 받고 싶으면 그만큼 대접하라는황금률이 친구 관계에서도 영락없이 적용된다는 뜻이다. "친하니까‘ 소홀하거나 무례해서는 안 된다. ‘친하니까 더욱 조심하고 배려해야 한다.
신뢰는 한 번에 만들어지지도 않지만, 한 번의 사건으로 깨지지도 않는다. 깨질 만한 사건이 여러 번 반복되었기 때문에

실력만큼 중요한 것이 태도다. 아니, 태도도 실력이다. 태도는 정말 많은 말을 한다. 그 사람의 글보다, 말보다 훨씬 더 많은 메시지를 전하고 그에 대한 인상을 만든다.
이 바닥 생리가 돌고 돈다. 어느 곳인들 안 그럴까. 어차피다자기 필요에 의해서 서로를 세련되게 잘 이용하는 게 우리가 사는 정글이다. 그래서 양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고, 소모품 취급을 당하기 쉬운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든진주 같은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 덕분에 이일을 하는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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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문학동네 연재
제2회 나는 노는게 좋아요

노는 시간은 예술을 품어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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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문학동네 연재
제1회 특권과 사치와 낭비 중

전자는 마음이 쓰여서 한 일이고 후자는 마음이 놓여서 만 일이다

특건과 사치와 낭비에 대해 생각한다. 휠체어를 타는 사람의 특권, 하고 싶은 작품만 하는 사치, 빗물에 물 한잔을 더하는 낭비. 나는 부정과 긍정을 아무렇지 않게 넘나드는 이 의미의 전복이 흥미롭다. 말은 생태계와 같아서 세상에는 새로운 말이 계속 태어나지만, 있던 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때도 말은 부분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유연하고 신선한 말의 쓰임은 종종 삶의 품을 넓힌다. 나의 단어장은 매일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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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연기는 하늘로 올라갔고 연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초승달모양의 낮달이 크림 빛깔로 떠 있었다

바람이 불면 원형 판매장 가장자리에 매달린 소박한 도자기 풍경들만 찰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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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옮겨다 심으면 뿌리를 내리느라 꽃이 시드는 것처럼 말이에요 15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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