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슈이치의 <하늘모험>에서 인용된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 한 구절.

이지에만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휩쓸리면 이리저리 표류한다.
고집을 부리면 거북해진다.
여하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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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들은 대개 새롭다거나 특이한 것에 약하다. 이것저것 많은 일에 호기심과 흥미를 갖지만 그것들끼리는 아무 계통도 일관성도 없다. 감탄도 쉽게 하지만 실망하는 것도 금방이다. 사람 모여 있는 곳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고 귀가 얇아 필요 없는 물건을 잘 산다. 자신은 언제나 부정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의 호객꾼이나 신비의 정력제 따위를 파는 약장수에게 백 퍼센트 성공을 보장하는 표적이 된다. 또한 뭔가에 빠져 있을 때는 그것을 자랑하는 것으로는 모자라 남들까지 끌어들이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 촌놈이다. 밤늦게 술자리로 사람을 불러내는 단순한 방법으로 우정을 시험하는가 하면 특히 여자 앞에서는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들켜버리는 조울증 환자이다. 뭐든 한 가지를 알았다 싶으면 곧바로 전파에 나서는데 거기에 대해서 자신보다 더 잘 아는 전문가가 그 자리에 있을지 모른다는 조심성을 갖추거나 또는 그 문제에 관심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눈치를 채기에는 성격이 너무나도 순수하고 대범하다. 안목은 전혀 없으면서도 어느 자리에서나 자기 취향을 뚜렷이 내세우는 근거 없는 자신감 역시 촌놈들만의 호연지기이다. 그처럼 언제나 자신의 의견을 앞세우고 우기는 게 특기이지만 반대로 남의 진지한 의견이라면 굳이 귀담아듣는 법이 없다.
자신이 잘 모르거나 장악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 가치를 두지 않는 것은 또한 촌놈들의 장점이다. 세상일 모두가 자신이 잘 아는 것과 알 필요 없는 것으로 나뉘므로 늘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것이다. 내기를 좋아하지 않는 촌놈은 거의 없다. 지게 되면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지만 얼마 안 가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한 뒤에 같은 상대에게 다른 내기를 제안하는 걸 보면 한번 생긴 오기는 끝까지 챙긴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람을 판단하거나 물건을 고를 때는 예외 없이 즉흥적이고 감정적인데 자신이 기분파라는 것을 굳이 부정하지도 않는다. 결정적으로 촌놈들은 순정과 목숨이 여러 개이다. 걸핏하면 순정뿐이고 시대 때도 없이 목숨을 건다. 맹목적이고 치열할 때 세상 모두를 짊어진 촌놈들의 허세는 눈물겹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세상과 부분적으로만 접촉하고 있다. 이 우물에서 저 우물로 뛰어 돌아다니며 올려다본 하늘이 전부일 뿐 촌놈이라는 개구리들은 바닷가에서 광대무변을 본 적도 없고 해발 이천 미터에서 발밑을 내려다본 적도 없다. 차라리 우물 밖에 연연해하지 않는 묵묵한 촌놈들은 바뀔 수 있지만 좁은 우물을 통해 하늘을 모두 보았다고 자신만만해하는 촌놈들은 끝까지 촌놈이다. 촌놈이 되고 안 되고는 어느 공간에서 자랐는가가 아니라 어떤 자각을 갖고 성장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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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를 유창하게 하고 싶은데, 하.. 일어도 하면 할수록 어렵구나.  
1년 꾸준히 하면 어느 정도 알아듣고 말할 수 있으려나.  
일어공부 할 때마다 '내년 여름에는 홋카이도에 가야지'라고 계획을 세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년 여름에는 홋카이도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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