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샘터 8월호는 무더운 여름을 맞아 여름 특집을 준비했다. 서늘맞이의 추억은 한여름 더위를 씻어줄 서늘한 이야기를 엮은 섹션으로, 샘터 독자들 각각의 개성 있는 문체와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생산직에 근무하는 탁경희씨가 전하는 좀비떼보다 무서웠던 사람떼 이야기,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전은선씨가 전하는 한산도 이야기,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 이민선 양의 8년전 여행 이야기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시각에서 자신만의 추억이 얽힌 여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

 

바다쓰레기를 바다예술로

 

 잡지 앞부분에 위치한 '바다야 미안해, 우리가 지켜줄게'는 시원한 바다 사진을 메인 이미지로 해 무더위로 고생하는 독자들에게 시원한 청량감을 제공한다. 이는 제주도 바다쓰레기를 작품으로 재창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로, 바다쓰레기를 이용해 생활 가구로 만든 '바다쓰기 팀', 유리공예/에코백 등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활용한 '재주도좋아'팀, 초라한 바다 쓰레기를 노작가의 묵직한 자화상으로 재탄생하게한 씨킴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기존의 재활용 개념에서 벗어나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해 예술 작품으로 재창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던 내용이다. 특히 재주도좋아팀의 유리공예 클래스는 당장 참여하고 싶을 정도로 관심이 갔다. 유리공예품이 예뻐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모두가 윈윈하는 전략인 점에서 더욱 그러했다. (해당 클래스는 돈 대신 해변에서 주운 유리조각이 참가비란다. 그럼 소비자는 돈 안내고 참여할 수 있어 좋고, 제주도는 돈 안들이고 바다쓰레기를 치울 수 있으니 다같이 윈윈아닌가 싶다.)

 

사람냄새나는 이야기

 

 다양한 칼럼과 인터뷰, 독자 기고, 문화 교양 기사 등 샘터의 읽을 거리는 항상 풍성하다. 그중에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사람냄새나는 이야기'다. 이는 보통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샘터의 가치철학에도 맞거니와 샘터의 경쟁력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겠다. 이번호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이야기는 '사례금은 행복으로 주세요'와 '똑똑똑, 책 빌리러 왔습니다'이다. '사례금은 행복으로 주세요'에서 소개된 백낙삼 씨는 돈이 없어 결혼하지 못해선 안된다며 결혼식에 드는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웨딩사진 제외) 백 씨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49년 전에 신신예식장을 차렸고, 현재까지 이곳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부부가 벌써 1만3천 쌍이라고 한다. 고전미가 있다면서 최근에는 영화 <국제시장> 촬영지로도 간택되었다고 하니 이곳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

 

 

 똑똑도서관의 김승수 관장은 자신의 집을 과감하게 아파트 도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똑똑도서관은 보통의 도서관이 아닌 공유형 네트워크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을 홈페이지/SNS를 통해 공개하면 그것을 보고 이웃이 '똑똑' 문을 두드려 책을 빌려가는 식으로 운영된다. 김승수 관장을 시작으로 현재 대략 20가구 정도가 사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강원도, 속초시, 서울 등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책 나눔은 생활 나눔으로 이어졌다고. 책 뿐아니라 이웃 간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리본교실, 요리교실 등의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두 사연 속 주인공의 공통점은 바로 '나눔'을 실천했다는 것이다. 각박해져가는 현대 사회지만, 여전히 이렇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직은 살만하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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