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쁨
아베 피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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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대로 살며 프랑스인들 사이에서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라고 일컬어지는 피에르 신부의 이야기. 이 책은 어떤 절망에 빠진 이의 ‘삶의 의미’에 대한 물음으로 쓰이게 되었다.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선 피에르 신부는 그의 물음으로 인해 살아오는 동안 무엇이 본인의 신앙과 희망의 핵심을 이루게 되었는지 되새겨보게 된다. 책 속의 모든 글은 피에르 신부의 단순하고 확고한 신앙과 희망의 핵심의 토대 위에 서 있다. 그를 따라 나도 나의 신앙과 희망의 핵심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2. 그는 환멸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 땅에서 살아갈 때 환멸을 느끼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일이고, 이렇게 환상이 깨어져야 참된 희망인 예수님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의 부조리와 신비의 갈림길을 선택하며 길의 끝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우리. 좌절된 상황에서 하늘과 상황을 탓하며 원망에 짓눌리는 사람도 있고, 시련을 통해 성숙해지고 깊어지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성향의 차이일까? 희망 없이 삶을 직면하는 것은, 부정관을 수행했던 부처의 제자들처럼 나락으로 떨어질 뿐이다. 나의 희망은 무엇인가. 각 사람의 희망은 무엇인가.

3. 인간의 원죄와 예수님의 구속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도둑맞은 것이자 도둑이며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내어주신 것이라는...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성경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을 만나게 된다. 피에르 신부는 하나님께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이성적으로 자문하고 사고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참 의미를 깨달으며 개인의 신앙을 만들어간다.

4. 그의 글은 고요하나 강하다. 이런 것이 지천명과 종심이라는 것일까. 피에르 신부의 믿음을 보며 나는 좀 더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복잡하게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5. 피에르 신부의 세 가지 단순한 확신은 바로 이것이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어쨌든!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어쨌든!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계실 때 사랑하지 않은 자가 있었는가) 마지막으로는 나에게는 사랑할 수 있는 혹은 없는 자유가 있다. (하나님은 정중한 절대자이시다.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으니)
예수님을 믿기로 결단해놓고 부정적 환멸과 열광적 환멸을 오고 간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인 신앙, 나의 희망의 핵심을 그처럼 간결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나의 소망인 요동하지 않는 믿음의 비결은 외부에서 얻는 것이 아닌 스스로 확신에서 오는 내적인 힘이라는 것을 알았다.

6. 하나님으로부터 기초한 단순한 삶의 원리 위에서 형제를 위해 거침없는 투쟁을 하며 산 피에르 신부. 그러나 그는 자신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적도 있고 본인 또한 잔인한 공격을 받았었노라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용서하심과 성경 속 용서의 이야기들. 용서에 대한 그의 생각. 이렇게 용서에 대한 이야기로 책은 끝난다.

하나님에 대하여, 믿음에 대하여, 사랑과 용서에 대한 흔들림이 없는 그의 확신은 하늘을 떠오르게 했다. 많은 새가 깃들어 휴식할 수 있는 커다란 나무도 광풍에 흔들린다. 바람의 이빨에 물려 뿌리채 뽑히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큰 산은 어떤가. 산 또한 수천년에 이르며 지각변동을 겪는다. 흔들리고 변화되고 동화된다. 이 땅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하물며 사람의 마음 쯤이야. 내게는 피에르 신부의 신앙을 이루고 있는 세가지 확신이 세상을 초월한,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느껴졌다. 이러한 확신의 원천은 단순한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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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룩한 칭의, 노병기 (예영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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