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어디 계세요? 우리같이 청소년문고 1
로버트 코마이어 지음, 원재길 옮김 / 우리같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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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가의 장편들이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데 비해 이 단편집은 따뜻함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분위기의 작품들로 이루어져있다.

 어머니의 이름은 엘린이며 - 아버지는 어머니를 엘리라고 부른다. - 보통 어머니들과 다를 봐 없다. "방 좀 치워라! 숙제는 다 했어?" - 아빠에게 굿나잇 키스를 중에서- 책을 읽을 때 이런 사소하지만 깨알같은 보편성을 만나게되면 즐거운 기분이 든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보편적인 내용들로 가득해 공감을 하며 읽었다.

 이 책을 끝으로 국내에 출간된 이 작가의 책은 다 읽었다. 다른 작품들도 궁금하니 어디선가 출간해주면 좋겠다.

 

아들과 두 딸이 고통스럽게 사춘기를 보내는 동안, 나는 내가 청소년기를 보낸 시절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나와 내 친구들이 보낸 청소년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유행은 속어와 팝송 멜로디와 취향과 더불어 변하지만, 감정은 늘 그대로 유지된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어느 시대든지 상처받은 가슴은 상처받은 가슴인 것이다.

구체적인 사실이나 숫자에 대한 기억은 세월이 흐르면서 흐릿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날 어느 시기에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해선 거의 모두 기억해 낼 수 있다. 따라서 일련의 단편 소설들을 쓰는 작업에 들어가면서, 지난날 내가 느낀 감정과 현재 느끼는 감정을-사실상 그때나 지금이나 서로 다를 바 없는데-아버지와 어머니와 딸과 아들의 가족관계를 다루는 작품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모든 작품의 주제는 성장인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부모들 또한 자녀들처럼 성장하면서, 세월의 흐름이 선사해 주는, 종종 괴롭고도 즐거운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작가의 말 중에서-

"아빠도 가끔 외로울 때가 있으세요? 무슨 말이냐 하면, 좀 엉뚱한 질문 같지만요, 어른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에 대해서 궁금하 건데요-어른들도 이따금 기분이 축 처질 때가 있나 해서요. 그런가요?"

순간 아버지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눈빛이 반짝거렸고, 그동안 줄곧 숨겨 있었던 은밀한 무언가가 갑자기 휙 스쳐 가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이지, 마이크. 누구든지 때때로 울적한 기분이 드는 법이야. 아버지들도 인간이니까. 나도 한밤중에 잠을 못 이루고 어둠 속에 우두커니 앉아 있을 때가 있어.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그게 뭐예요, 아빠?"

아버지가 하품을 하며 대답했다.

"생각이 너무 많기 때문이지."P62~63 -아빠에게 굿나잇 키스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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