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사냥꾼을 조심하세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
콜린 맥노튼 글 그림, 전효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전략)..."살아 있는 것들을 모두 다 말을 할 줄 안단다. 다만 사람들이 못 알아들을 뿐이지. 알겠지, 꼬마야?" 거인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나무늘보는 말을 못하잖아요?"

"아니, 할 수 있어. 아주 느리기는 하지만. 나무늘보도 아침이면 '잘잤니?'라고 인사를 한단다. 하지만 너무 느린 게 탈이지. 인사가 끝나고 나면 금세 밤이 되어 버리거든. 그래서 나무늘보는 아침 인사를 끝내자마자 밤 인사를 해야 한단다. '안녕, 잘 자'라고."

- 콜린 맥노튼, <거인 사냥꾼을 조심하세요!> 중에서

 

*

 

이 책은 글씨가 제법 많아서 30개월인 우리 아이에게 읽어주기엔 조금 무리고 아마도 5살 정도의 아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의 아이들이 읽으면 좋아할 것 같다. 아메리카 원주민 아이와 초록 거인이 주인공인데, 둘은 목이 말라 숲 속 깊은 곳에 있는 샘을 찾아왔다가 만난다. 아이와 거인의 대화가 대부분인 이 책은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자연의 소중함을 어렵지 않게 일깨워주기도 한다. 원래 영국에서 살고 있던 숲의 거인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들이 거인을 사냥하기 시작하자 자신의 친구와 가족을 잃고 고래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도망, 정착한다. 한 번도 씻은 적이 없다는 거인의 몸에서 나는 냄새는 숲의 향, 세상에서 가장 좋은 냄새이다. 거인은 숲에서 만난 낯선 꼬마가 하는 질문마다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고 사람들이 나무를 잘라내고 숲을 불태우기 때문에 머무를 수 없다고 말하고는 어딘가로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떠나는 거인에게 아이가 외친 한 마디 "거인 사냥꾼을 조심하세요!"

 

현대인은 숲과 나무가 주는 청량한 공기와 상쾌한 냄새를 많이들 잊고 산다. 내가 사는 동네는 서울에서도 비교적 공기가 좋고 바로 뒤에 산이 있기 때문에 단지 내에서도 나무 냄새를 맡을 수 있지만 시내에만 나가도 목이 따갑고 눈이 아프다. 하루 24시간 동안 하늘을 쳐다보고 나뭇잎의 초록색을 바라보는데 1분의 시간도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과, 흙을 밟지 않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가질 각박한 감성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콜린 맥노튼은 <즐거운 로저와 대머리 해적 압둘>을 그린 사람이기도 한데, 이 책을 보면 그가 참 재치있는 사람이고 숲의 거인과 그 주변 환경들을 묘사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도 계속 읽고 싶고, 아이에게도 계속 읽어주고 싶은 그림책이다.

출처 : http://blog.naver.com/dionysos83/30119197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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