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피트의 새 친구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7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김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전략)... 고래가 말했어. "너 같은 꼬마한테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 멀텐데. 너 나랑 낚시하러 갈래?"

피트는 몸이 떨렸어. 이제, 피트의 엄마도 피트가 큰바다에서 가장 큰 동물하고 낚시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겠네!

 

- 마르쿠스 피스터, <펭귄 피트의 새 친구들> 중에서

 

*

 

전 편 <펭귄 피트>와 어느 정도는 이어지는 이야기. 피트는 엄마가 낚시하는 걸 허락하지 않아 심통이 났고 그래서 혼자서라도 낚시를 감행하기로 한다. 엄마는 그런 피트를 붙잡지 않고 '저녁 먹을 때까진 돌아오라'고 말하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놀다가 지쳐 잠깐 잠든 피트는 커다란 고래를 만나고, 고래와 함께 북쪽으로 헤엄쳐 낚시를 하기로 한다. 얼음낚시를 하고 있는 남자애를 만나 눈썰매도 타고, 바다표범과도 친해지고, 피트가 가장 좋아하는 물개들과도 신나게 장난을 치다가 결국 땅거미가 내릴 즈음엔 고래 월터와 함께 다시 집으로 향한다는 내용. 내가 어렸을 때를 떠올려 보면 그저 어딘가 새로운 곳을 떠나보고 경험한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두근거림과 설렘을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 현실적인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그런 모험이 불가능하다면 간접 경험이라도 하기 위해서 쥘 베른이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모험 소설이 간절했다. 아직도 <15소년 표류기>나 <보물섬> 같은 소설에 열광하는 걸 보면 확실하다. 주인공들이 겪는 신나는 모험, 새로운 경험,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사귀고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땐 다들 한뼘씩 자라 있는 그런 이야기. <펭귄 피트의 새 친구들> 내용은 사실 간단하지만, 남극에 사는 펭귄 피트가 고래와 함께 헤엄을 쳐서 북쪽으로 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며 신나게 노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기도 하다. 홍조2세가 고래 나오는 그림책에 집착하는 걸 보면 펭귄이나 고래나 둥글둥글하게 생겨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듯 싶다.

 

펭귄 피트가 '집에 돌아가려고' 하다가 고래가 '너 나랑 낚시하러 갈래?' 라는 한 마디에 몸이 떨리는 기쁨까지 느껴가며 당장 북쪽으로 따라가는 걸 보니 좀 웃음이 나기도 했다. 아이들이 이것저것 고려 안하고 누군가가 '이거 할래?' 하고 유혹하면 그럴까? 하고 바로 해 버리는 경향을 잘 묘사한 것 같다. 물고기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지만 여행 자체가 즐거웠으니 그걸로 된 게 아닐까.

출처 : http://blog.naver.com/dionysos83/3010892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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