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4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이라는 책을 읽은 바 있다. 남해의 봄날 출판사에서 나온 책으로 그림이 특히 인상 깊었던 책이다. 이번 2018년 샘터 4월 표지를 보고 그때 느낌을 비슷하게 받았다. 샘터 표지 제목이 가곡리 버스정류장으로 2018년 표지는 이미경 작가의 작품으로 꾸며진다는 글을 보았다.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작가와 동일인물이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 스타일의 표지를 만나서 이번 샘터는 다른 책들보다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샘터를 읽는 독자들의 연령층과 글을 기고하는 연령층이 다양해서 좋았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밴드 가수와 동네 맛집 사장님께서 글을 올리신 것을 보고 반가운 기분이 들었고, 나 또한 소소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결하고 아름다운 봄의 약속을 보며 이른 봄을 맞이하기 위해 부지런히 피우는 꽃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꽃 한 송이를 피우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모든 꽃이 그렇다. 한 톨의 에너지를 더 짓기 위해 초록 잎 위에 햇살과 바람과 물을 그러모아 광합성을 해야 하거늘 목련은 한 장의 잎도 피우지 않은 채 텅 빈 봄 하늘에 맞섰다. 제 몸 깊은 곳에 든 모든 양분을 오로지 꽃송이에 쏟아야 한다봄이 오는 것만 보채고 있었지, 꽃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서 꽃을 피우는지 잊고 있었다. 그리고 인간의 삶과도 닮아 있었다. 꽃 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만큼 꽃들에 매료 당하고, 봄하면 꽃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서로의 온기로 채우는 엄마의 빈자리를 통해서 부자가정시설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4년간의 대학교 과정, 2년간의 대학원 과정, 5년여의 사회복지시설에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함에도 알지 못했던 부자가정시설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혼 혹은 사별 등의 이유로 한부모가정의 수는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 중에서도 육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한 차상위계층 아빠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자녀양육에 대한 고충까지 떠안게 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전국에 부자가정복지시설이 네 곳 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였다. 수용할 수 있는 인원도 차고, 대기 인원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이며 그들에게 양질의 서비스가 가고 있을 것인가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퇴소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작은 시설에 불과하지만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기를 바란다.

 

마이크 대신 젖병을 든 남자에서는 행복하기 위해 선택한 육아휴직을 선택한 한 아이의 아빠를 다루고 있다. 아나운서인 그는 그동안은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거울을 너무 많이 보고 살았던 것 같다며, 이제는 그 시간에 아이와 아내의 얼굴을 보고, 그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며 웃음 짓는 스스로를 발견한다고 한다. 육아휴직을 잘 한 선택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 아빠미소가 입에 걸려있어서 행복한 웃음을 자아낸다.

 

과거의 옛것에서 새롭게 창조하는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는 것도 좋은 정보가 되었다. 기존 공중전화 박스가 개조되어 시각장애인에게 오디오를 녹음할 수 있는 소리 우체통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봄의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 할 수 있는 미세먼지 체크 어플과 같이 정보를 공유해주어서 좋았다.

 

샘터는 월별로 특집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번 달은 따뜻한 말, 차가운 말이 그 주제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남기는 언어의 온도는 어떠했는지, 나 스스로도 내게 던져진 말들로 차가워지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나 또한 타인에게 받은 따뜻한 말을 생각했다. ‘네 탓이 아니야’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아이런 말들이 기억난다. 특히 지금 공황장애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내게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이 너무 따뜻했다. 차가운 말은 직장생활하며 들었던 말들인데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나의 그릇된 말들로 이웃이자, 친구였던 사람들을 잃지는 않았나 또 한번 샘터에 기고된 글 들 속에서 비추어 생각할 수 있었다.

 

처음 접해 본 샘터. 아예 읽어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 읽고 말았던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나 또한 한 달에 한번 샘터 속에서 위안 받고 살아가는 든든한 동지가 되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참 좋은 인연이다.

 

 *  샘터 네이버 공식 포스트  http://post.naver.com/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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