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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 귀찮지만 집밥이 먹고 싶어서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6월
평점 :
혼자 자취를 한 지 15년이 넘었지만, 요리에 관심이 없다. 서울에서 직장다닐때는 자취하며 배달앱으로 매일 시켜서 먹었다. 아니면 직장 동료들과 일을 마치고 술 한잔 하며 술 안주를 먹는 게 다였다. 이 곳 시골로 오게 되면서 음식점도 한계가 있고, 배달되는 음식은 짜장면과 치킨이 끝이다. 그래서 이제는 혼자 정말로 나만의 간편한 식사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할 때가 왔다. 한 상 차려야 한다는 부담감 대신 한 그릇으로 충분한 요리,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대신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로 해결할 수 있는 요리 우리는 이런 것을 가정간편식일고 부른다.
책의 첫 번째 챕터에 냉파요리를 소개한다. 냉파요리? 냉동식품 요리인가, 파요리인가, 궁금함을 자아냈다. 그것은 바로 냉장고 파먹기 요리였다. 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생활 전반에 쏙쏙 들어가 있는 제목이란 말인가. 단순한 요리책이기 이전에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음식들은 두 페이지를 넘어가는 게 없다. 너무 단순하게 써 있는 것 아닐까? 싶지만 막상 만들려고 하면 손이 많이 가지 않게 정말로 간단했다. 그게 좋았다.
음식 한가지를 소개하겠다. 이 책을 보고 오! 이건 꼭 만들어서 먹어야 해! 했던 것이 바로 무전이다. 무는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 무를 모양대로 썰고 찜통에 넣어 부드럽게 찐다. 부침옷을 입히고 식용유를 두른 후 노릇노릇하게 지지면 끝! 아니, 이렇게 간단할 수가. 예전에 TV에서 여행 프로그램으로 무튀김 간식이 나왔었는데, 튀김요리는 집에서 하기 부담스럽지만 전 종류는 도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를 1통 구입하면 또 어떠한 간편식을 만들 수 있는지 책에 소개되어 있다. 버리는 부분 하나 없이 모두 음식에 쓰인다고 하니 내 음식이 환경을 해칠 수도 있다는 부담감을 덜어준다. 뭔가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요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재료 구입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어떤 책들은 다양하고, 색다른 곳을 소개하기 위해 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것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달걀, 무, 김치, 감자 등과 같은 재료들로 요리를 만든다. 그래서 언제고 나 또한 도전해 볼 수 있고, 어떠한 요리를 위해 새롭게 식재료를 구입하는 게 아니라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또한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 냉장 음식, 냉동 식품 보관기간을 소개해 준 것이 유익했다. 같은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보관한다고 해도 냉장으로 할때와 냉동으로 할 때 보관 기간이 다를텐데 그것을 꼼꼼하게 설명해주어서 좋았다. 나처럼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정보이다. 어쩐지 맛있는 식사는 물론이고 이 책을 바탕으로 재미난 음식을 만들어서 즐거운 한 끼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혼밥이 심심하다기 보다는 뭔지 모를 기대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