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벤치에 앉아 나누는 이야기
주우성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4월
평점 :
생활 속의 명상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해서 곰곰이 살펴보았다. 일부러 책을 천천히 보았다. 한 챕터씩 읽고 책을 덮으며 명상하고자 노력했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책을 보아야 하나 어수선한 마음이 쉬이 진정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책으로만 명상을 하기에는 나의 마음이 요란한 듯 했다.
“살아가며”의 글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렇게 살고 저렇게 살고 살아들 가라.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하면서 가라. 이렇게 되고 저렇게 되고 되어 보려므나. 그러나 아무도 해치지는 말라. 남을 해치지도 말며 너 자신을 해치지도 말라. 그러면서 가라 너의 길, 너의 종점을 향하여.’
남을 해치지 않는 것은 물론이지만, 나 자신을 해치지 말라는 말이 와 닿았다. 공황장애를 처음 앓았을 때 조울증 증세 중에서 우울증이 심하게 왔었다. 타인보다 나 자신이 미웠고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아니, 살아가야 한다는 것 보다 죽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손목에 자상을 입히는 등 여러 가지로 나 자신을 괴롭혔다. 이제는 공황장애와 함께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완쾌하지 않았지만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다. 물론 돈 버는 일은 하지 못하지만. 이 책에서 공감되는 글이나 깨닫는 글을 읽으며 지난 날의 과오를 새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살아가다 가끔은”도 감명 깊게 보았다.
‘살아가다가 가끔은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자기 인생에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할 것이 있고, 삼가 가지 말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 무엇이며, 가지 말아야 할 지양점이 무엇인지, 설정되어 있지 않고, 바람이 부는 대로 가는 인생, 이러한 생활을 무엇이라고 하나요.;
<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라는 책을 봤을 때 수없는 딴짓을 하며 살아도 된다고 말한다. 이 책 또한 바람 부는 대로 흘러가는대로 살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이 길이 맞는 길인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
책을 보는 내내 쉼표가 많았다. 글을 쉽게 읽지 않고 쉬어가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끔 해준다. 책 내용이 동화구연 선생님이 내게 책을 읽어주는 느낌이였다. 어렵지 않게 귀에 닿을 듯 설명하면서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책을 통해 먼 곳을 여행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내 마음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