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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 사람을 위한 여행 - from Provence to English bay
양정훈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8년 4월
평점 :
여행수필이라서 그런지 여행 속에서 찍은 사진들이 참 많은 책이였다. 원래 사진이 많이 삽입된 책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나의 취향을 저격하여 사진의 양이 방대했다. 수필을 보는 것 뿐만 아니라 눈으로 그려볼 수 있는 기분도 들었다.
시를 보는 느낌이였다. 수필이 글의 양이 적을수도 있는데, 어떤 수필은 시를 읽는 느낌처럼 서정적으로 쓰여져있었다. 또한 짧은 수필일수록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저자가 여행을 다녀왔던 곳이 한 곳에만 치중되어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나라가 함축되어 있어서 좋았다. 사진에 맞게 그 감성 또한 느낄 수 있었고, 오로라가 그리워지고, 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싶고, 동네 어귀들을 둘러볼 수 있게 해주었다.
소재가 ‘한 사람’, ‘한 사랑’에만 치중되어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과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그때 내 마음이 향했던 게 정말 당신이었는지, 아니면 사랑에 빠졌다는 자기만족이었는지, 그때 나를 울게 했던 게 정말 당신이었는지, 아니면 당신 아니라 그 누구여도 결코 채울 수 없던 내 안의 구멍이었는지. 내게 숨 막혔던 게 실은 당신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는 것도.”
한 사람에게 빠지게 되면 느끼는 감정들이다. 그러나 사랑이 끝나고 나면 그 사람이 그리웠던건지 그 사람을 사랑했던 내 마음이 소중했던 것인지를 잊게 된다. 참으로 헷갈리면서도 공감가는 내용이다.
“큰 도시 사람들이나 그렇지. 여기서야 어디 그렇게 힘줘서 살 일이 있나.” 서울에서 살았을 때 직장생활을 하며 뭐가 그렇게 바빴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속도가 늦춰지면 남에게 뒤처진다는 생각에 더 빠르고 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시골로 오게 된 후 내가 왜 그렇게 버둥거리며 살았는지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런 생활을 겪었기에 지금 같은 한량한 삶에 만족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이번 책을 읽으며, 간접적으로 여행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글과 맞아떨어지는 사진들에도 위로를 받았다. 오랜만에 기분 좋은 여행을 떠난 기분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