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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8년 6월
평점 :
4식구의 주부로 어쩔수 없이 살림고수, 요리고수들의 블로그를 이웃추가 하고 늘 모니터링한다. 그들의 삶을 참고자료로 활용하다 보면 늘 모자라고 모자란 나의 능력과 비루한 살림살이를 탓하기 일쑤다. 그리고 '맛있는 것을 잘 먹어야 하는 강박' 을 생기게 만드는 각종 먹방을 보다 보면, 당장 나가서 엄청 잘, 좋은걸, 줄서서 먹는 것이 삶을 행복하게 가꾸는 것 같아서 주말을 외식스케줄로 꽉 채우다 보면 자꾸 들이키게 되는 물, 다음날 붓는 몸으로 후회가 되는 경우도 많다. 통장 잔고는 줄고 카드 사용금액은 늘어나 있는 삶의 필연적 우울도 반드시 따라오고. 그러던 중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로 처음 만나게 된 아나가키의 신간을 구매해 보게 되었다.
싱크대장안에 그득한 그릇들, 짝이 안맞는 커트러리들, 시간의 흔적이 배어 있는 수저 셋트..등이
많아도 너무 많은걸 깨닫고 이것들을 잘 쓰면서 없애는데 주력해야겠다 생각했음은 물론이고, 너무 많은 것들을 반찬으로 늘어놓고 먹는 나의 식탁도 다이어트가 필요함을 알게되었다. 늘 구비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기본채소들도..사실은 썩어 버리기 부지기수.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사서 간단하게 간결하게 먹고 치우면 되는 것을. 사실 한식은 김치에 늘 있는 계란후라이 하나로도 영양 성분이 얼추 채워는데 나의 '주부력' 을 뽐내느라 너무 많은 시간과 노동을 쓴 것 같다.
먹어도 먹어도 맛집이 나와 힘들다는 푸념, 사도 사도 예쁜그릇과 조리기구가 계속 나와 힘들다는 푸념... 그쪽으로 관심을 두기 보다는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것에 더 신경을 쓰고 식탁도 그렇게 정리해 나간다면 내가 못 가진것 보다 쓸데 없이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유행이라 해두고 두어번 먹고 꺼내 먹지 않았던 명란젓, 푹익은 김장김치 그리고 계란까지 습관적으로 보던 금요일 대형마트 탐방을 이제 멈추어도 될 것 같다.
더운 여름, 주방에서 오늘도 애쓰는 나같은 주부, 그리고 그런 주부를 배우자로 둔 남편... 함께 꼭 읽어보길! 이렇게 살면 한결 더 편하고 즐겁다. 행복은 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