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로움의 온도 - 조진국 산문집
조진국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평점 :
나는 내가 외로운 걸까? 라는 의문을 품고 이 책을 읽기로 작정했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내가 외로운 지 아닌 지 알 수 있을것 같아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외로운게 맞다. 프롤로그를 읽을 때부터 눈물이 고이더니 마지막 책을 덮을 때까지 눈물이 고였다. 지하철에서도, 내 방에서도, 사람많은 카페에서도 장소와 시간과는 상관없이 이 책을 읽을 때면 눈물이 고였다. 그리고 그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아 며칠동안 내 마음을, 내 눈을 편치 않게 했다.
작가는 자신의 삶속에 담겨진 수많은 외로움을 꺼내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 때의 작가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가사들과 함께.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함께 외로워했다. 아는노래는 따라부르며 , 모르는 노래는 찾아들어가며 - 한 이야기, 한 이야기 고개끄덕여가며 작가의 외로웠던 시간들을 함께했다. 어쩌면 작가의 외로움의 눈물짓는 우리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진 노래를 듣고싶다고 생각하는 우리는, 더이상 외롭지 않은 건 아닐까? 그래서 내 눈에는 눈물이 고였으나 입은 웃고있었고, 마음 한켠은 눅눅히 젖어들어갔으나 다른 한켠은 햇빛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외롭다는 걸 인정하게 되버린 순간은 씁쓸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씁쓸한 외로움을 즐기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내가 외로운게 당연한 거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 세상에 이유야 어찌됐든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이 많아서 외롭고 돈이 없는 사람은 돈이 없어서 외롭다. 사랑이 많은 사람은 사랑이 많아 외롭고 사랑이 없는 사람은 사랑이 없어 외롭다.
쉽게 말해 세상사람 모두가 외로움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외롭다 생각이 들때면 내 감정을 해결해 줄 사람이 필요한 것보다 그 감정을 토닥토닥 이해해주고, 고개 끄덕여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낄때가 많다. 이 책은 내 감정을 해결해 주진 못했지만 그 감정을 이해해주었다. 물론 그랬기때문에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맘껏 허덕였기에 과거를 되돌아보고 추억을 되돌아보는 일 또한 당연하게 여겼고 그렇게 추억을 거슬러 생각하다보니 많이 아프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걸 외면하는 것보다 인정하는 편이 훨씬 덜 아프다는 걸 깨달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너무나 흔하고도 흔한 말이지만 실천하긴 어려운 그 말이
"외로움" 이란 너무나 흔하고도 흔한 감정이지만 떨쳐내기엔 어려운 감정과 맞물릴 줄이야.
작가의 말처럼 결국 우리를 성장시키는 건 바로 그. 때. 그. 외. 로. 움. 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