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길 1 - 노몬한의 조선인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 내가 배우고 관심있어하는 '근현대사' 와 관련된 역사소설은 흥미를 가지고 읽는다.

이 소설 역시 작가 때문에도 , 장르 때문에도 충분히 읽고 싶어할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바쁘고 바쁜 때에도 시간을 내서 짬짬이 읽었다. 내가 1시간 공부하고 10분 책읽고 이러길 반복하며 읽은 이유는 ,

요즘 공부가 잘 잡히지 않아서 이 책을 통해 공부에 흥미도 내고 싶었을 뿐더러 바쁜 시간을 쪼개서 읽는 책은 스트레스도 해소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서평을 쓰기전에 이렇게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 사실 서평 쓸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서평을 쓸 시간은 지금밖에 없는 것같아 이렇게 책을 덮자마자 서평을 쓰려고 덤비고 있다. 다소 내 주관적인 생각 그리고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설 것 같지만 그래도 한번 써보려한다.

 

 

 

 

아버지의 길, 어떤 내용이냐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딱 한마디로 ' 비극 ' 이라고 하겠다.

책을 읽는 내내 슬펐다. 그리고 눈물이 났다 - 하지만 이상하게도 눈이 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울었다.

사람이기 전에 아버지인 , 남자이기 전에 아버지인 김길수라는 주인공이 걸은 길이 .

비단 주인공 한사람만의 길이 아니었기에 , ' 그 ' 같은 이가 그 시대엔 수 천, 수만명이 넘었을거라 생각됐기에 마음이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세상에 , 어떻게 여기까지 살아남았나 ? " 라고 물어보는 스티븐에게 길수는 이렇게 대답한다.

 

" 고항에 보내주십시오. 제 고향은 신의주 옆 용암포 마을입니다. 저는 이 전쟁과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저는 어느 편도 아닙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밖에는요. 제발 고향에 보내주십시오"

 

 

2권 p/316 .

 

 

 

길수 자신의 이념과 사상에 상관 없이 그저 식민지 나라이기 때문에 시작된 이 비극은 ,

조선과 일본의 관계를 뛰어넘어 만주 , 소련 , 독일까지 이어지게 된다.

희망의 빛 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 전쟁속에서도 그가 살아야만 한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건

바로 사랑하는 아들 건우 때문이었다.

길수의 아내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 그 힘든 시절을 견뎠고,

길수 자신은 아들 때문에 그 힘든 시절을 견뎠다.

가족 , 이 책에서 보여주는 어쩌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햇볕이라고 하겠다.

 

 

사실 이 글을 처음 읽었을 때 프롤로그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부분이 있다고 했었다.

읽으면서 제발 이 부분이 그 상상력이 가미된 부분이길 바라고 바라면서 읽었다.

정신대로 끌려온 수많은 여자들, 그리고 오빠대신 징병에 끌려온 이름모를 소녀 , 그리고 영수 , 정대와 명선

이들 뿐만 아니라 훈련중에 또 수용소에서 잔인하게 죽어나간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지어낸 이야기이길 바랐다.

그들이 어느 나라사람이든지 , 어떤 생각을 하든 사람이든지 말이다.

잔인하단 말도 부족할 정도로 잔인한 상황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들의 눈물이 그들의 땀이 그리고 그들의 피가 있었기에 요즘세상은 적어도 '평화'를 느끼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사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는 관심이 있는 편이었지만 , 세계의 역사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나였다.

그리고 역사소설들을 접하면서 친일 , 친미를 일삼는 사람들을 풍자해 놓은 책들은 많이 접했던 것 같은데 ,

이렇게 세계대전까지 이어진 소설을 접한 건 처음이라 ,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일본이 왜 그렇게 이러한 역사를 숨기고 싶어하는 지 보다 더 자세하게 알았다.

전쟁에 끌려갔던 조선의 남자들 그리고 위안부들만의 문제는 단순히 ' 끌려갔었다 ' 에서 머무를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왜 , 그러한 심각성을 배우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 역시도, 몇년의 징병제가 되었으며 정신대령이 발표되었다. 정도로만 배웠었다.

내년 이후로는 수능에서 근현대사라는 과목이 없어진다니, 나보다 더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란 생각에 순간 아찔했다.

내 아버지 또 할아버지가 걸을 길을 알고싶어 하듯, 나라의 역사를 아는 것 또한 당연히 생각되야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감추려고 한다면 적어도 그것을 왜 감추려는 지는 알려고 해야하는 것 아닐까?

 

앞에서 말했듯이

김건우라는 한 아버지가 걸은 길은 단순히 그 혼자걸은 길이 아니었다.

그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조상이었다 , 아니다를 떠나

우리 민족이 걸은 길이었다.

그렇게 형체없는 나라에서 또 그러한 나라에서조차 있지 못하고 만주 ,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또 일본에 의해 끌려가 이고생 저고생 다하다 피를 토하며 죽음을 맛본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형체 없는 나라에서 호의호식하며 살았던 사람들도 있었다.

적어도 어디서부터 잘 못되었는 지 , 무엇이 옳은 길임을 알지 못한상태로 지금 이시대의 문제를 말하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때의 역사를 가지고 지금까지 끌어와 이러한 얘기를 하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뿌리를 알아야 나무를 안다. 그저 땅 위에 솟은 나무만 보고 그 나무를 판단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뿌리를 좀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은 안중근의사가 1909년 이토히로부미를 총살한 날이다.

하지만 인터넷이고 어느 신문이고 조용한 사실에 나는 조금 씁쓸한 기분이었다.

어떻게 ,아무도 모를수가 있지?  이 날을 기리거나 이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알아야하는 것 아닌가 ?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더욱 더 내 마음에 왔던 걸지도 모른다.

 씁쓸한 마음이 조금은 오래 마음에 남아있을 것 같다.

아버지의 길이란 책도 , 아직은 책장에 꽂지 못한 채 내 책상위에 있다.

조금 씁쓸한 마음이 가라앉으면 , 그 때 - 그 때 꽂아두어야지.


 

 

마지막으로 ,

4년동안 수많은 자료를 찾고 힘겹게 책을 써주신 작가님께 정말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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