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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지난주부터 내 기분은 사실 바닥에 붙어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데다 이 책을 만났으니 ,
난 더더욱 이 책을 닮아 축축해진 상태였다.
서평책을 기다리고 있는터라 천천히 여유있게 읽자고 했던 내 처음 생각과는 달리
어느새 이 책에 몰입해 틈나는대로 마구 읽어버렸다.
나는 캐릭터에 굉장히 빠르고 , 쉽게 몰입해버리는 편이다.
성균관 유생들을 읽을 때는 캐릭터에 너무 빠져서
정말 4명의 캐릭터가 내 친구인냥 빠져살았고,
1Q84를 읽을 때는 캐릭터라기 보단 전체 내용에 빠져서
꿈까지 1Q84꿈을 꿨었던 나이다 .
내가 왜 책에대한 이야기는 안하고 , 이런얘기들을 주저리주저리하냐면
이 책은 이 두가지 요소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정말 책 1/3정도를 읽고 내 머릿속에선 계속
오영제 개새끼 ,라는 말이 멈추질 않았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한 캐릭터를 싫어할 수 있을까하는 정도로
최악이었다.
짧게나마 캐릭터에 얘기해보자면 ,
주인공인 서원의 아버지이자 희대의 살인마가 되어버린 사형수 최현수.
사형수의 아들로 한곳에 3개월 이상 있어본 적 없는 20살도 채 안된 주인공 최서원.
오갈데 없는 최서원을 받아주었으며 사건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안승환.
그리고 모든 사건의 배경인 세령호의 거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살해당한 세령의 아버지 오영제.
오영제의 딸이며 ,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된 살인사건의 피해자 오세령.
사건 하나하나 뿐만아니라 캐릭터 하나하나가 정말로 빈틈없이 치밀하다.
그렇기때문에 , 난 책을 다 읽고난 지금까지도 오영제란 캐릭터를 상상하기도 싫다.
어쨌든 세령마을을 중심으로 그리고 오세령의 의문 가득한 죽음으로
모든 문제는 시작된다.
자신의 딸 오세령을 죽인 최현수에게 7년동안 하루도 멈추지 않고 아주 서서히 복수를 꿈꾼다.
그의 아들 최서원에게도 , 마찬가지이며 그 옆을 지켜주던 안승환에게도.
그리고 결국 7년이 지난 어느날 .
7년전 사건을 마무리 지으며 소설은 장렬하게 끝을 맺는다.
딱 소설이었으면 좋겠을 사건들, 그리고 캐릭터들.
작가는 '그러나'의 초점을 맞추고 싶었고, 또 알려주고 싶었단다.
그랬다 .
최현수는 불쌍한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살인자였다.
오영제는 정말 미친사이코 패스였다. 그러나 한 가정을 지키고픈 가장이었다.
하지만 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의 초점을 맞춰버리면 정말로 너무나 축축해져버릴 것 같았다.
내게는 최현수는 그저 불쌍할 뿐이고 , 오영제는 그저 미친사이코패스이 뿐이었다.
그러나 정말 대단한 소설이다.
긴박한 전개에 나는 숨도 쉬지않고 읽어나갔던 적이 많았다.
작가의 상상력과 그 상상력속에서도 치밀함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가득했던 이 소설은.
최근 읽었던 그 어느 소설과도 견줄수없는 전율을 느끼게 한 소설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