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주하는 시간

검은 날개 달고 날아갔다, 빨간 까치밥 열매들
잎들에게 남은 날들은 헤아려져 있다

인류는 이메일을 쓰고

나는 말을 찾고 있다, 더는 모르겠는 말,
없다는 것만 알 뿐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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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만이 무수하다는 사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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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공塗色工들이 아파트 외벽에 매달려 있다
비계飛階보다 더 높은 곳에 생계生界가 있다 외줄은 언제나 거기서 내려온다 외줄에 비계를 세우고 허공을 발끝에 친친 감아 신고 목숨을 붓으로 사용하는 숙련공들
온몸을 구부려 색과 선을 덧입히는 저들의 곡예는 서커스도 예술도 아니다 아무도 박수 쳐 주지 않는 수직의 허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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