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인해 솟아오른 시의 나무가 무엇보다 추위에 강했으면 좋겠다. 바늘처럼 뾰족한 잎으로 이 세계에 만연한 고독과 공포를 찌를 수 있기를 바란다. - P26
다 말하려고 하지마. 모든걸 설명하지 않아도 돼.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누구도 해석할 수 없는 시의 공터, 그곳에 놓인 의자를 상상해봐. 그저 앉아 있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등받이가 있었으면 좋겠니? 혹은 흔들의자? 나무로 된? 무엇이든 좋아. 네 시의 꼭대기에 의자를 놓아두는 행위, 그것이 바로 추상의 힘이야. 불가해한 세상을 불가해한 모습 그대로 사랑하는 최선의 방식. -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