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閃閃) 천장에 매달린 프로젝터의 불빛은 흰 장막을 향한다 벽을 덮은 거대한 장막 위에서 미래가 산산조각 나고 있다 미래는 부서지고 무너지고 흩어지고 파편은 레코드 잡음처럼 번쩍 튀어 오르고 어긋난 문틈 사이로조각은 조각 위에 비스듬하게 쌓이는 젠가 도막이 되어그것을 무한히 반복한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지 않는것을 빼내어 다시 그것 위에 쌓고 그것을 엎어버리고 전시는 진행되고 폐막은 알 수 없고 미래는 지체되지 않고. - P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