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소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아무도 없었다나는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별안간 생각에 잠긴다희고 불어터진 나의 손이 앙증맞고 부드럽다는 생각짧은 팔과 오동통한 다리가 제멋대로 휘청거린다는 생각공원의 한복판에 나를 방치한 채 백 년쯤 흘렀다는 생각겹겹의 산 뙤약볕을 추격하는 참매미 울음소리순박한 나의 부모들은 나무 뒤에 숨어서 희희 웃고 있다. -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