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수명

날이 차갑다. 날이 또렷하다. 날에서 상한 냄새가
난다. 리듬이 끝났다. 너는 볕을 쬐려 한다. 볕을 조
금만 더 쬐려 한다. 둥근 등받이 의자에 너를 걸쳐놓
는다. 날이 차갑다. 두 개의 날이 섞이지 않는다. 두
개의 날이 어떤 날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어느 날 너
는 날을 침범한 것이다. 날과 날의 영역을 범한 것이
다. 다시 날이 차갑다. 너는 볕을 쬐려 한다. 울퉁불
퉁한 볕을 향해 몸을 기울인다.


ㅡp.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