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그 소식이 여기까지 도착하려면 아직 멀었다.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거의 절명 직전인데도 그 소식은 멀리서 멀 리서만 오고 있다. 그것이 언제 도착할까. 내가 죽고 난 뒤에 내가 죽고 나서 도착하는 소식은 지금까지 달려왔던 길 보다 더 먼 길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어쩌면 영영 도달하지 못할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다 죽어가는데도 소식은 어디 까지 왔는지 기별조차 없다.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곳에서 한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거의 죽기 직전이다. 죽어서도 기다려야 하는 소식이 있다면 나는 어디에서 기다려야 할까. 알 수 없는 곳에서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가 귓속에서 쩌렁쩌렁 울리지만 그것은 귓속의 일. 귓속에서만 들리는 일. 소식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내가 죽고 나서도 오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죽고 나서도 도착하는 소식은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몰려오는 피로에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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