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아주 멀고 조금 더 멀다. 조금 더 멀고 아마 더 멀 것이
다. 조금도 가깝지 않다. 조금 더 가깝지 않은 곳에 있다.
조금 더 가깝지 않은 것이 조금 더 있다. 조금 더 있으려
고 조금 더 빠져 있다. 조금씩 빠지고 있다. 다시 빠지고
있다. 다시 빠져나와야 있다. 있는 것만 알고 있다. 없는
것도 알고 있다. 어디든지 어디에도 없는 것이 있다. 조
금 더 있고 아마 더 있을 것이다. 그걸 생각하려고 더 있
을 것이다. 여기서 조금도 가깝지 않다. 거기서도 아주 멀
다. 조금 더 깊은 자국이 생겼다. 그걸 밟고 간다. 하마터
면 지나쳤을 것이다.


ㅡ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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