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2.

앞만 보고 갔다네
언제나 공사중, 공사중인 이 세상
맨홀에 빠질 뻔했다네
어두컴컴해서 배후가 보이지 않는 만홀
우리는 누구나 그럴 수 있다네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고
집과 집을 잇는 송수관이 보였다네
그래도 나는 걷는다네
도처에 있을 맨홀
그래서 더 우리가 다치지 않는지도
모른다네 동굴 같고 다락 같고
요나의 고래 뱃속 같고
한번 멋모르고 빠지면 깊게
들어가 온몸이 망가지는 심연 같고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맨홀이
있을까 없을까 생각하며 산다네
한번씩 뚜껑을 열고 세상을 쳐다보는
맨홀 내 심연은 어디로 갔나
여기에서 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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