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심마니처럼 길 없는 곳, 아니
길 아닌 곳만 찾아다니고 싶었었다. 지금
또한 여전히 그러한 도정 속에서 완전히 벗
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길을 내는 일, 그런
시간이 내게 온다면 내 유치한 재능도 별반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창밖의 구름떼가 어
느새 제자리를 걷어차고 내 어리석은 눈조
리개를 비웃고 있다.


1995년 겨울
성 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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