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한 나무를 흔들 때

김갑수


이파리는 모를 거야 뿌리도 설마
모를 거야 흔들리는 한 나무의
전체를 나무도 모를 거야 어쩌면
모르고 싶어서 흔들릴 거야
태풍이 한 나무를 부여잡고
괴로움을 흔들 때
모르고 싶어라, 방어하고 싶은
엽록소와 물관과 체관과 둘레의 땅과
그 숱한 욕망의 몸체로
사나운 기압골이 쳐들어와 
한 나무를 흔들 때
모르고 싶어라,
일제히 따라 흔들리는 이웃 나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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