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타령 
ㅡ명창 김연수*를 생각함

이빨이 다 망가진 판소리 명창이 이 좀 해넣어야겠다고 문화재관리국에 사정하니, 알았다 돈을 줄 테니 고쳐라 해서 
외상으로 이를 해 박았는데 아무도 갚아주지 못했네. 나중엔 천식으로 다 죽게 생겼는데도 고쳐주질 못했네.

천상의 악기가 길게 누워서
허기진 공명통으로 구음(口音)이나 내고 있는데
자명고처럼 우는데
문화재관리국은 멀거니 지켜보기만 했다네.

말하자면, 일국(一國)에
악기 수리비 몇 푼이 없었던 것이네.

그래서 그냥
묻어버렸다네
전라남도 고흥
땅끝에,

* 김연수 (1907~1974).

p.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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