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판소리 적벽가 〈군사설움타령>을 듣는다.
조조의 병사들 신세한탄이다.
 제 처지가 얼마나 기막힌지 들어보라며,
좌우를 밀치고 나서는 군사 사설마다.
울음이 반이다.
제가 제일 서럽다며
천지간에 누가 저만큼 딱하고 원통하겠느냐고,
제 얘기 먼저 들어 달라고
나한테까지 하소연이다.
슬픔에 우열이 어디 있으랴.
무등(無等)이다.
줄 세우기도 난감하고,
줄 것도 없다.
시 쓰는 일 말고, 이삼 년만 익히면
보태주고 나눠줄 것이 많은 일을
배울 걸 그랬다.

2019년 가을윤제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