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030이경림시<기수급고독원>중

흘러가는 구름을 기수급고독원이라 불러도 좋겠습니까산비탈 공터에 홀로 울울한 팽나무를 기수급고독원이라 불러도 좋겠습니까우듬지 근처, 위태롭게 얹혀 있는 까치둥지의 검고 성근 속을,
담장을 뒤덮은 개나리덩굴 아래 고양이처럼 앉아 있는 검은 줄무늬 돌멩이를,
엄동에 종일 생선 리어카에 붙어 서서 떨고 있는 반백의 저 사내를,
기수급고독원이라 불러도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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