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황 이야기
마쓰오카 유즈루 지음, 박세욱.조경숙 옮김 / 연암서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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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와 돈황학 입문서의 고전 '

 

동서양학에 대해서는 몰라도 너무 몰랐던 탓일까? 솔직하게 말해서 책을 다 읽는 것이 힘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이책을 재미로 읽으려고는 하지 않았었다. 돈황이라는 생소한 이름도 궁금하였고 과연 어떤 문화적 침략이 일어

났는지 그렇게도 진귀하고 소중한 유물들을 어쩌면 그렇게 허망하게 다른 나라에 빼앗길 수 있었는지...강대국

앞에서 처참하게 유린당한 역사가 비통해서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20세기 초반부터 실크로드의 중국측 첫

관문인 돈황의 석굴. 그곳에서 발견된 고대 문물을 향한 서구 열강의 끊임없는 관심과 약탈. 비단 이것이 중국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겠는가. 우리나라도 많은 문화재들을 그렇게 잃었다. 그 억울함과 원통함이 책을 읽는내내

꿈틀거려 다시 한번 우리나라의 역사를 비롯하여 동서문물의 교류에 대해서 알고싶게끔 하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하였다. 물론 하루 빨리 침탈된 모든 타국의 유물들이 하루 빨리 본국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면서.

 

"이것이 자랑할 만한 누란경이란 말이지요. 그 세계적 탐험가 스벤 헤딘이나 오렐 스타인의 발굴로 유명하게 된

중앙아시아 모래에 묻혀져 사라져 버렸던 그 고대의 누란이지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노인의 말을 시작으로

이책은 그 길고 긴 여행을 시작했다. 나는 그 노인의 말에 귀기울이는 소설 속의 '나'로 어느새 자리잡고 있었다.

처음 등장하는 인물은 헝가리 출신 영국인인 스타인이었다. 그리고 그의 조수 장효완과 함께 돈황의 천불동 주지

왕도사에게 '삼장법사의 열렬한 숭배자' 라고 속여 유물을 헐값에 빼돌린다. 그들의 속임수에 속아 넘어간 왕도사는

대형 마제 은 몇닢에 고대의 진귀한 유물과 문서들을 팔아넘긴다.

 

그리고 두번째는 프랑스인 '펠리오' 였다. 그는 스타인이 대발굴을 한 1년뒤에 돈황에서 스타인의 수확보더 더 큰

수확을 올렸는데 그는 한문에도 능통한 각 방면에 이미 잘 알려진 소장 중국학자였다고 한다. 그는 서른정도의 젊은

나이로 탐험대를 이끈 사람이었다. 스타인이 먼저 엄청나게 많은 유물들을 챙겨 갔음에도 불구하고 펠리오는 그보다

더 많은 유물들을 가져 갔다하니 막고굴의 유물이 얼마나 많았는지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한문을 읽을 수 있었던

펠리오는 유물발굴을 통해 수많은 문서들을 읽을 수 있었고 그 문서의 진귀함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오타니 미션'의 일본인 '다치바나'이다. 그역시 돈황의 천불동에서 유물과 문서들을 헐값에 사들

였다. 다른 뜻으로서의 돈황 방문이었다고하나 그들 역시 문화적 침략자, 약탈자에 불과하였다.

차라리 뒤에 실린 추천의 말을 읽지 말 것을 그랬다.

 

마스오카 유즈루가 그린 일본의 탐험대는 오타니 미션이라고 적혀 있지 결코 탐험가라고는 말하고 있지 않았다.

"그건 소위 서양인들의 탐험이라고 일종의 스포츠로 여기는 그들의 원리와는 다른 것이지요. 실제로 고고학적인 수확은

그다지 없었지만, 등에 곧게 흐르는 구법순례의 정신적 신념이야말로 참으로 멋진 것이 아니겠소. 만약 오타니가

없었다면 깊은 인연이 있는 이 중앙아시아 땅에도 붉은 머리카락에 푸른 눈들이 탄 낙타 발굽에 계속 짓밟혔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에요."

 

자기네들도 서슴없이 약탈을 감행 했으면서 어떻게 그 짓을 구법순례(求法巡禮))라는 종교적인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단말인가. 이부분을 읽고 욱~하고 올라오는 감정에 내가 왜 이책을 끝까지 읽었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였었다.

결국엔 그들의 약탈이 그 문화를 지키는 몫을 이뤄냈다는 말인가...더 아이러니하는 것은 오타니 미션의 유물이 무려

5,000여 점이나 된다고 하는데 그 중에 1,500여 점이 우리나라의 국립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

무슨 소리인지...어처구니없게도 우리나라 역시 그 문화적 침략의 당사국이 되어있단 말인가...

끝까지 햇갈리고 어려운 책이었다. 차라리 좀 더 알아보고 읽는다면 조금 더 여유롭게 읽게되지 않을까..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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