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스트 레터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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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는 성공한 사업가 로런스와 결혼하지만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로런스 역시 제니퍼를 예쁜 악세사리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남편이 하라는 대로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던 제니퍼는 신문기자 앤서니를 만나게 되고 둘은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됩니다...라는 내용인데 제게는 불륜이었습니다.

여주 제니퍼가 사고로 기억을 모두 잃은채 병실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도입부분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어떻게 기억을 찾게 되고 남편과의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가 궁금하여 책장이 훌훌 넘어갔습니다.

작가님의 필력은 나쁘지 않아 종종 등장하는 번역체 표현들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을만큼 몰입도는 좋았지만.. 읽는 도중 불쾌감은 점점 짙어지기만 했습니다.

여주가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기억을 찾으면서 자아까지 찾아가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끝은 불륜이더군요.

제니퍼와 앤서니. 둘은 다른 것은 모두 차치하고 그들의 불타는 사랑에만 몰두합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의 전형적인 글이라고 밖에..

여주의 철없음과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심, 사교파티에 남편과 동행했음에도 다른 남자와 시시덕거리는 태도들. 시대적 배경이 1960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현대를 살아가는 저는 눈살이 찌푸려지더라구요.

 앤서니는 제니퍼의 아름다운 외형에 반했을 뿐이고 제니퍼는 앤서니의 어디에 반한건지 모르겠더라구요. 거기다 앤서니가 "결혼하지 않은 여성과는 잔 적이 거의 없다" 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런 말을 하는 남자를 사랑할 수 있다니 그저 놀랄 뿐입니다..

로런스는 제니퍼를 무시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권위적인 남편이었지만 그게 불륜에 대한 면죄부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니퍼의 시대로부터 40여년 후인 2003년의 시간의 주인공인 엘리 역시 유부남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집니다. 엘리는 제니퍼보다 더 한심한 여자로 나와요.

작가님의 전작들은 재밌게 보았는데 이번소설은 왜 어째서.. 불륜을 미화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편지를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로 사용했다는 것에 궁금증이 일었지만 두 여주에게는 전혀 공감이 되질 않았어요.


가장 인상깊었던 앤서니의 편지 내용 중 한 구절입니다.

"당신을 생각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솟아요."

제니퍼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던 내용보다는 이 부분에서 앤서니가 진심으로 제니퍼를 사랑한다 느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응당 그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게 되니까요.

 

두사람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편지 내용에는 밑줄 긋고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이 많아서 그나마 읽는데 힘이 되었습니다.

 

본 서평은 '살림출판사'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더 라스트 레터>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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