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르 왕의 죽음
로랑 고데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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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위치나 연대도 알 수 없는 아프리카의 거대한 왕국 마사바의 송고르왕은 전쟁을 피하기위해 스스로 자살을 택한다. 세상의 전부와도 바꿀 수 없던 자신의 딸 사말리아의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선택한 자살을 그의 오랜 시종인 카타볼롱가만이 지키고 있었다. 역사에 기록된 위대한 알렉산더 대왕이 늙을 때까지 살았다면 혹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사말리아 공주를 차지하기위해 전쟁을 벌인 상고 케림과 쿠암, 아버지의 자리를 차지하기위해 등을 돌리는 사코와 당가 왕자들의 비극은 이미 오래전 그의 아버지 송고르왕의 업보에서 시작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버지의 7개의 묘지를 세우기 위해 끝도 모를 여행을 떠났던 수바 왕자도 길위에서 아버지의 따뜻한 부정뒤에 가리워진 잔인한 정복자로써의 얼굴을 확인하며 괴로움에 빠진다.

우리는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면서 뒤에서 누군가 나때문에 울고 있는 사람이 있나 돌아보지 않는다. 죽어서도 떠나지 못하고 비극의 끝까지 지켜봐야 했던 송고르왕은 그제서야 지난 날에 대한 회한에 빠진다. 끝없는 정복을 하고 다른 나라를 굴복시켰던 과거속에 그는 이제 자식들과 백성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죽어서도 죽지못하고 바라봐야 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구원의 손을 내미는 것은 오랫동안 마사바를 떠나 있던 수바 왕자였다. 그는 아버지의 영혼을 떠나보내고 폐허가 된 마사바궁전을 떠나며 새로운 왕궁을 세울 것을 결심한다. 정복을 기념하기위함이 아니라 모두가 그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그런 궁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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