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블록
키스 스튜어트 지음, 권가비 옮김 / 달의시간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 아이를 가졌을때 적은 나이에 가진 아이가 아니었기에 할 수 있는 검사란 검사는 다 했었던 기억이 난니다.

특히 시아버지가 다지증이라 남편의 걱정은 아이를 출산하기 직전에는 극에 달했었고 산모도 하지 않았던 입덧을 8개월 내내 달고 살다가 출산하는 그날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습니다. 
아이의 건강한 탄생 이후... 남편의 고민은 엄마인 저에게 건너와서 아이의 더딘 인지발달과 상호작용 등을 통해 혹시나 아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 하루에 몇번이고 그  아이와 책과 인터넷을 붙들고 아이의 발달이 정상인지 아닌지를 수십번을 확인했었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정상적인 아이라고 확신이 들때까지 이 행동은 오랜시간 반복되었습니다. 소년의 블럭에도 나오는 자폐 스펙트럼은 아이가 말을 못하는 영유아기에 관찰되고 조기에 발견을 해야 그나마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이 시기에는 상당히 예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아이를 키우는 건 정상적인 아이라 할지라도 굉장히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개개인의 차이은 있으나 공통적으로 육아는 힘든 일이고 오죽하면 옛 속담에 아이를 볼지 밭을 갈지 물어보면 밭을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헌데 자폐아이라니.. 남과 다른 아이를 키운다는 중압감, 편하지 않은 육아, 아이에 대한 죄책감 등등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부모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소년의 블록에 나오는 부모님들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부부 두명에 아이에게 몰입을 해도 힘든 이 상황인데... 아빠인 알렉스는 아이는 엄마에게 맡겨놓은 채로 하기 싫은 일을 꾸역꾸역 하면서 집과 회사 어디에도 안식을 얻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는 남편으로 살아오다가... 결국 가장의 역활도 꾸역꾸역 해오던 회사일도 모두 내려놓게 됩니다. 그리고 마주하는 자신의 아이인 샘.... 저도 매일 만나는 나의 배로 낳은 나의 아이지만 하루에 100번도 넘게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하는 평범한 아이를 마주하다 보니 알렉스의 상황이 참으로도 난처하고 어색할지 감정이 이입되어 책을 읽으면서 괜시리 머쓱해지기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어서 그런지 알렉스와 샘의 관계를 보면서 감정이입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샘이 좋아하는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알렉스와 샘이 소통하고 가까워지는 걸 보며 솔직히 말하면 그 둘의 관계가 정말로 부럽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저의 아이도 게임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게임을 크게 즐기지 않는데다가 엄마라는 입장상 게임을 무한 긍정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처지인지라 .. 게임이 아이와 소통하는 계기가 아닌 싸움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기 떄문입니다. 그래도 나름 다른 부모보다는 게임에 관대하고 아이와 공통점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엄마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과연 아이는 그렇게 생각해줄까요?? 샘도 게임을 함께 하기 전의 알렉스를 자신에게 관심없는 그저 한 집에 살 뿐인 사람이라고만 생각했고... 가장으로서 열심히 일하는 아빠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 부모의 입장과 아이의 입장이 다르기 떄문에 어쩔 수 없는 인식의 차이겠지만... 그래도 부모와 자식사이가 그냥 어쩔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만은 없는 특별한 세상에사 가장 소중한 관계이기에 서로 노력해서 가까와지려고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배경이 영국인지라 한국적 정서와는 조금 다른 평범함이지만 아이를 키우고 아이에 대해 고민하는 거에 대해서는 다 비슷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장이 뒤로 넘어갈 수록 드는 샘은 남과 다른 아이가 아니라 알렉스와 조디만의 특별한 한명의 아이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은 단 하나뿐인 특별한 사람으로 서로를 구속하고 힘들게 하는 관계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 알렉스가 샘으로 인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샘과 함께 하기 위해 미래로 나아가는 못습을 보여준 것처럼 나를 성장하게 해줄 보둠어줄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함께 해주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물씬 물씬 들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동물의 숲을 아이와 함께 하고 있는데 같이 한곳에 앉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틈틈이 서로 시간이 날때마다 동물의 숲을 들어가서 하는 것 만으로도 아이와 대화할 거리가 생기더라구요. 아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대화거리가 적어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무작정 게임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아이와 대화를 할 수 있는 매게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습니다 ^^

아이가 게임을 너무 한다.. 아이와 대화가 힘들다.. 아이를 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책일 듯 합니다. 소설로서의 재미도 충분히 있는게 알랙스의 동생인 에마와 친구인 댄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혀나가니 아이랑 관계가 없는 독자분들도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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