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렬지
옌롄커 지음, 문현선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의 말
-『작렬지』에서 드러내려 했던 것이 바로 이러한 혼란과 분열을 촉발하는 핵이었다. 
혼란스러운 오늘날의 중국에서 소설이 삶에서도 보이지 않고 대지에서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거친 뿌리를 포착했다면, 토지와 삶의 표면적 진실이 어떤가가 과연 
그렇게 중요할까? 『작렬지』는 어둠 속에서 ‘가장 중국적’ 원인을 찾으려 했다. 
화가가 강물 깊은 곳 보이지 않는 강바닥의 형태와 굴곡을 그리려고 하는 것처럼. 
이런 상황에서 강의 수면이 잠잠하다거나 물살이 세다거나 하는 합리성을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책을 읽고 난 후 작가의 말을 다시 읽어보니...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난감하다고나 할까요....
어찌보면 마을의 흥망성쇄를 다룬 이야기라 심각할만한데 의외로 희극스럽다던지
표현들이 재미있는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좀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 또한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하니 재미가 느껴졌습니다.
작렬지는 한 도시의 흥망성쇠를 보여줍니다. 정말 덧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흥했다가 망해가는
마을 자례.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쿵씨 집안 4형제와 주씨 집안의 여자.
길고 긴 마을의 역사에 비하면 인간의 삶이 100년도 되지않는 짧은 순간이라고 하면 
이 짧은 순간동안 촌->진->현->시->성까지 변화를 이뤄낸 자례의 모습은 
마치 사람으로 치면 태어나자마자 늙어버린 기묘하고 기이한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역변속에서 과연 사람들은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거짓과 배신 탐욕과 인륜을 배신한 그 도시는 과연 앞으로 유구한 역사를 쌓아가면서
도시로서의 역사를 계속 써갈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자례시의 사람들은 아마 치열하게 살아왔을 것입니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가족 친구 내 몸까지 희생하면서 치열하게 삶의 투쟁을 했겠지만 그 안에서
욕망에 휩쓸려서 인륜을 배반하고 도덕적인 삶을 포기한 거짓의 삶에 
진실한 행복이 깃들 수 있을까요??

옌레커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 중의 한명이지만
중국의 검열과 압박으로 숙청론까지 거론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작렬지 또한 2013년 출간 당시 검역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행히 출판즉시 13만부가 판매되는 등 무사히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그로 인한 검열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데요.
옌레커 그의 책들을 보면 꾸준히 중국의 모습을 비판하고 올바른 길로 나가야한다고
중국 역사에서 국가와 집단의 기억은 항상 우리 개인의 기억력과 판단을 가리고 왜곡시켜 왔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또한 옌레커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위험을 알린 의사인 리원량처럼 먼저 호각을 불 수 없다면 호각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큰소리로 말할 수 없으면 귓속말을 하면 되고, 
귓속말을 할 수 없으면 기억을 가진 침묵자가 될 수 있다.
기억이 없는 사람은 흙과 마찬가지여서 구두로 밟아 어떤 모양이든 만들어낸다. 
기억이 없는 사람은 합판이어서 어떤 형태의 물건이 될지는 톱과 도끼가 결정한다.
말없이 망각하는 것은 더 무서운 야만이고 기억의 낙인을 갖는 사람이 돼 언젠가 
개인의 기억을 생성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다는 말처럼 지금은 중국이 언론을 통제하고 억압하면서
사람들의 눈과 귀와 입을 틀어막고 있지만 옌레커처럼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사람이 
늘어간다면 자례시의 마지막 모습이 아닌 또다른 모습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