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업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8
강화길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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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3대 500을 치는 ‘지수’를 상상하며 🏋️‍♀️♥️


동생 ‘미수’와 늘 비교 당하며 침묵하며 살아왔던 첫째 딸 ‘지수’.

늘 좋은 환경 속에서 대기업을 다니며, 결혼까지 골인한 둘째 딸 미수는 지수 보다도 가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에 반해 가까스로 생계를 이어가는 지수까지. 영애(엄마)는 두 딸을 최선을 다해 키웠지만 가족 안에 생긴 층층히 쌓여 온 오해와 그 안에서 숨죽이며 자라난 소외감은 결국 세 모녀 사이의 갈등을 수면 위로 부상시킨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형태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




<풀업>은 여성가족 내 ‘소외’라는 주제를 다룬다. 벗어나지 못하는 그늘 아래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키고자 했던 방법은 ‘나의 몸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어쩌면 가장 가깝고 작은 사회인 ‘가정’에서 소외를 경험하며 결핍을 마주하는 주인공, 그리고 가장 건강한 방법으로 자기혐오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이면의 내 모습까지 돌아보게 했다.



받침대에 무릎을 대고 서서, 손잡이를 꽉 잡고 올라가는 ‘풀업’이라는 동작이 지수에게 무한한 용기를 선사 했듯 그녀의 인생도 늘 그렇게 천천히 올라갔으면 좋겠다. 지금 어디선가 3대 500정도는 치고 있을 지수를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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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레시피 - 논리와 감성을 버무린 칼럼 쓰기의 모든 것
최진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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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레시피, 최진우, 한겨레


칼럼 (column) :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실려 주로 시사, 사회, 풍속 따위에 관하여 짧게 평한 글. 

이 책은 글쓰기와 칼럼에 대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글쓰기 입문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쓰기 전문 강사였던 저자의 경험과 기술이 모두 담겨있는 책. 특히 글쓰기와 그 외의 모든 과정들을 ‘요리’에 비유하며 독자에게 글쓰기 레시피를 전수한다.  

정치나 사회의 굵직한 주제를 가지고 쓴 글이라는 선입견을 무너뜨리고,  일상에서 시작되어 평소 관심있는 영역에 대한 주제까지도 모두 칼럼이 될 수 있다는 것. 저자는 칼럼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며 우리가 이미 칼럼리스트라고 말하고 있다. 

글감창고를 만들과 장악하는 방법, 첫 문단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방법, 글의 배치, 논리적인 근거, 보다 나은 글을 위한 퇴고법, 글의 종결까지. 기초부터 쉽게 알려주는 글쓰기 방법으로 언제든 꺼내어 보고 싶은 글이 될 것 같다. 

🔖 P.42 글감 창고란 소재를 가득 보유하는 공간이자 소재가 글감으로 발효되는 공감입니다. 무질서한 메모장과는 다릅니다. .메보장안에는 잡동사니가 굴러다니며 뒤엉키지만, 글감 창고에는 반듯한 선반들이 오와 열을 맞춰 설치되어있고 그 위에는 소재가 놓여있습니다. 

🔖 P.162 명료한 주장은 사안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냅니다. 근거가 명확하면 독자는 설득당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주장의 과정이 타당하다고 여기게 되니까요. 글쓴이가 지닌 세계관에서 도출된 주장이 나온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거지요.

🔖 P. 205 퇴고는 글 쓰는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초고를 구석구석 살피다 보면 자리와는 영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발견하게 되고, 적확한 어휘는 없는지 궁금해 사전도 찾아보게 됩니다. 중복되는 게 거슬려 다른 구절로 표현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휘력이 향상됩니다. 문단 배치를 슬쩍 바꿔 가며 글 흐름을 매끄럽게 만드는 훈련도 할 수 있어요. 어떤 부분을 첫 문단으로 할지, 마지막 문단에 적절한 내용은 무엇이 좋을지 고민도 하게 됩니다. 직접 옷을 바꿔 입으며 의류 매장 거울 앞에 서서 얼굴색이나 헤어스타일과 어울리는지, 표정과는 어색하지 않은지 확인하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퇴고는 그 자체가 글쓰기 훈련입니다. 

🔖 P. 294 집을 볼 때마다 그곳으로 이사 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집 담이 허물어지고 나무도 뽑힌 광경을 보았어요. 여러분은 깜짝 놀랄 것 같나요? 아니면 다른 건물이 세워질 거라며 무덤덤하게 지나갈 것 같나요? 만약 소스라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질겁한다면 여러분은 근사한 칼럼을 쓸 ‘소양’을 지녔어요. 바로 감성입니다. 약간 과장해서 말한다면, 감성 유무가 지니는 간극만큼 칼럼의 깊이가 결정된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칼럼이라는 나무는 감성의 대지에 뿌리를 내릴 때 자랄 수 있으니까요.

칼럼을 쓰기 위해 감성에 호소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억지로 감성을 자극해 사람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거나 설득하는 ‘감성팔이’와는 더더욱 거리가 멉니다. 감성은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로 어떤 일이 발생할 때 느끼는 마음을 의미하는 감정과는 다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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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광고인이다 - 희망도 절망도 아닌 현실의 광고 이야기
임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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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광고를 만들어 낸, 제일기획 임태진 CD의 첫 저작, 《이것이 광고인이다》 는 감히 광고인의 세계를 간접체험 할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광고일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현업자들에게 특히 꿀팁이 될 만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으며,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임태진 CD 답게,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광고계와 그런 광고계에서 광고일을 하는 사람들까지 유쾌하게 전해주는 현실 광고인 이야기.




❗️노는게 일이라고?

어쩌면 노는게 일이라고 말한다. 광고 제작을 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소비를 많이 해야한다고. 드라마도 영화도 음악도 다양하게 찾아봐야한다고. 콘텐츠 소비를 많이 하는게 미디어와 콘텐츠 제작에 대한 공부가 된다고 한다. 이런 인사이트를 통해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고 스토리텔링의 여러가지 사례들을 배울 수 있다니, 앞으로도 하던데로 콘텐츠 소비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기분좋은) 합리화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

광고회사 사람들이 어떤 잡지를 보는지, 어떤 플랫폼에서 아이디어를 얻는지!

본문에 나온 잡지와 링크 중, 평소 내가 애정하는 곳을 함께 공유해보려고 한다.


특히 재미있게 봤던 3장 그림!

👀저 많은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할까? 👀


프로덕션팀, 연출팀, 촬영팀, 데이터 매니저팀, 로케이션팀, 그립팀, 아트팀, 조명팀, 스타일리스트/헤어 메이크업팀, 모델 에이전시팀, 푸드 스타일리스트팀, 씨즐팀/특효팀, 오디오팀 그리고 밥차까지。


따지고 보면 촬영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뒤에서 이끌어주는 팀들이 많았다는 사실까지。。




️❗️“이 정도면 충분해.”

광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버려야할 가이드라인!

읽으면서 나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했다.

다 됐다 싶어도 조금 더 좋은 카피를 고민하고,

조금 더 눈길을 사로잡는 마케팅을 통해

‘이 정보면 충분해’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만, ‘뭘 더 해야하는지 몰라도 어찌됐던 고민해보기’가 실력을 향상시키기에 괜찮은 트레이닝이었다는 것은 꼭 기억하고싶다.



누군가에게 일로 선택받는다는 것이 늘 그렇듯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업계이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광고계가 가장 수면위로 드러나는 업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좋은 결과물을 눈 앞에 두고도 광고주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 물거품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임태진 CD 직접 그린 그림을 통해 광고인들의 울고 웃는 현실을 유쾌하게 경험해볼 있어서 새로웠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그림이 아니라, 현장에서 스케치 듯한 (진짜) 그림은 경험해보지 못한뿐인 글을 훨씬 공감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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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갔다 - 불안, 걱정, 회피의 사이클에서 벗어나기 위한 뇌 회복 훈련
샐리 M. 윈스턴.마틴 N. 세이프 지음, 박이봄 옮김 / 심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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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는 회복 심리학 책으로 > 예기불안, 만성적인 망설임, 우리 뇌가 잘못된 경보에 반응하는 방식, 불안 걱정 회피의 싸이클, 불안에 사로잡힌 사고, 완벽주의*확실성에 대한 갈망, 후회에 대한 두려움, 자유를 향한 사고방식, 내려놓음, 유연함과 자신감 < 이라는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각 챕터 별로 다양한 내담자의 상황이 구체적인 예시로 나와있어서 불안, 걱정, 회피로 인한 어떤 두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대입해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사례로 구성된 상담심리백과 같았다. 인생의 모든 모퉁이를 돌 때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예기불안과 만성적인 망설임에 대비하는 방법을 알려줄테니 오직 '스스로' 변화하라는 당근과 채찍을 겸비한 저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인문학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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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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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 생애 첫 산문집 <이적의 단어들>은 수식어가 필요치않은 싱어송라이터이자 타고난 이야기꾼인 그의 생애첫 산문집이다. '인생의 넓이', '상상의 놀이', '언어의 차이', '노래의 깊이', '자신의 길이' 총 5부로 이뤄진 주제 안에 그가 고른 101개의 낱말들과 그 낱말들로 풀어낸 101개의 단편들이 담겨있다. 그가 고른 낱말들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기에, 어느 누가 읽어도 5부의 주제 중 하나 쯤은 그 깊이를 가늠하고 싶게 만든다.

가장 오래도록 머물었던 낱말 하나를 소개하자면, 5부 자신의 길이의 '고수'였다.

『고수를 좋아하게 된 건 서른 살부터였다. 그 전까지 고수를 먹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다. 음식에서 화장품 냄새나는 풀을 넣는다고? 왜 다 된 밥에 재를 뿌리지?
서른 살 때 보스턴의 한 베트남 식당에서, 속는 셈 치고 시도해보라는 친구의 말에, '그래, 외국까지 왔는데 눈 딱 감고 마지막으로 먹어보자'라는 생각으로 고수와 쌀국수를 입에 듬뿍 밀어 넣은 순간, 이 허브의 존재 이유가 온몸으로 납득이 되며 덜컥 사랑에 빠졌다.
어떤 맛은, 어떤 경험은 그러하다. 벼락같이 기호를 바꾸고 인생을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그러니 마음을 열어두자. 완성된 취향 따위는 없다. 우리는 끊임없이 바뀔 때 젊다. 』


한 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문장으로 이뤄진 단편안에 그는 알차게도 많은 에피소드를 담았다.
자신이 고수를 싫어했다는 것, 고수를 싫어해서 외국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었다는 것, 결국 고수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는 얘기까지. 이토록 평범한 일상 안에 깊이있는 자신의 생각을 불어넣는다. 유독 그의 생각의 깊이가 독자를 움직이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깊이가 낱말마다 천차만별이라는 점이 아닐까.
이적의 노래 <하늘을 달리다>만 봐도 그렇다. 왜 굳이 마른하늘을 달리고 싶었을까? 단지 스타워즈의 스카이워커보다 한발 더 빠른 스카이러너가 되고 싶었다는 이유라는 사실은 어느 누가 읽어도 설득된다. ㅎ

그는 낱말을 제시한다. 나는 그 낱말을 생각하고 구체화시킨다.
이적의 문장들은 내가 생각한 그 낱말의 이면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었다. 무엇보다 구체적으로 따뜻하고 순수했다.
담백하고 위트있게, 깨우침을 주지만 재기 발랄하게, 때로는 정직하고 우직하게.
생각치도 못한 다음 장에서 나에게 안성맞춤인 낱말을 마주한다.
어쩌면 저자가 노린 우연을 가장한 낱말들의 각기 다른 매력어필일지도.
그리고는 갑자기 찾아온 그 문장에 속절없이 흔들린다.
읽고 또 읽는다. 페이지가 넘어갈 때가 되었는데, 한 글자씩 곱씹으며 문장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 단편집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도 있다. '거꾸로 읽기'
첫 장에 제시된 낱말을 가려본다. 두 번째 장에 일구어진 문장들을 먼저 읽었다. 오히려 낱말을 보지 않고 읽으니, 가둬두지않고 문장을 받아들이는 느낌이다.
이적의 시선을 내가 맞추는 행위는 생각보다도 더 경쾌했다.

평소 이적의 SNS 행적을 쫓는 편이다. 그의 음악과 그가 내뱉는 말의 형상이 좋아서 ! 그의 낱말들을 , 문장들을 들고 다닐 수 있고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로 충분하다.
그리고 많은 이들과 이 느낌을 공유하고싶다.

이 책을 통해 이적의 문장들을 처음 만나더라도, 몇 장 넘기지 않은 채 녹아드는 자신을 볼 수 있을 텐데.
그리고는 101가지의 낱말들은 더 큰 힘을 가질 수 있게 되겠지.

다정한 그의 시선이 이 지구에 계속되면 좋겠다. 다양한 형태의 섬세한 문장들이 나를 비롯한 더 많은 이들의 미소를 번지게 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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