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탁월한 취향 - 홍예진 산문
홍예진 지음 / 책과이음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인종차별, 문화차이 등에 대해서 주로 글이 많은 편이다. 글 전체도 한 주제에 대해 본인이 느낀 바를 장황하게 서술하기 보다는 소설 같이 이야기형식으로 풀어져있다. 그래서 단편소설집같은 느낌도 얼핏 든다.


특정한 한 주제에 대해 깊은 울림감을 주는 글들은 아니다. 그저 살다보니 어쩌다 있을 수 있었던 일들에 대해 담담하고 솔직하게 일기처럼 글을 쓰고 있다. 표현 또한 직접적이다. 그리고 어쩌면 자조적이기까지 하다.


<우리에게 백인이 필요하다니>라는 글에서는 V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들도 서슴없이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글을 읽으면서 '에.. 그건 아니지..' 와 같은 격렬한 공감도 하곤 했다.


책을 읽으면서 짧다면 짧은 나의 1년 여간의 해외생활이 문득 떠올랐다. 서양국가인 캐나다에서 살았던 지라 문화차별, 인종차별 등 여러가지 다양한 것들을 많이 경험했었다. 그래서 격하게 공감도 하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의문점이 해소되기도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뉴욕행 기차를 타고> 글에서 한 구절이 기억에 남아서 적어보았다.


"...코네티컷으로 들어가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보고 있자니 피식 웃음이 난다. 이 하루가 뭐라고 이리 기분이 달라지나. 그래봐야 결국 내일이면 또다시 같은 곳에서 같은 호흡으로 일상을 시작할텐데. ... 그럼에도 나라는 인간은 이 정도 청량감에도 금세 다시 집을 사랑하게 된다. 사실 그것이 여행과 일탈의 본질이니까. 나를 감싼 테두리에 감사하기 위해 떠나는 것. 흔들리는 기차, 어둑해져가는 하늘, 기분좋은 피로, 하루의 일탈만으로도 집이 다시 좋아지는 나의 얄팍함까지, 전부 마음에 들었던 토요일이었다." (p.179)


나를 감싼 테두리에 감사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라니.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함이 아니라 일상으로 온전히 돌아가기 위한 여행. 색다른 시선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사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일상의 감사함에 대해 더 온전히 느끼기도 하니까 말이다.


책 자체가 따스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편하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제목 또한 묘하게 사람을 이끄리게 하는 마력이 있다고 느꼈다. 한번 쯤 다들 읽어보면 좋은 책인 듯 하다.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