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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의사입니다
이상욱 지음 / 모티브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의사이기 전에 우리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힘든 시간들을 꿋꿋이 이겨내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아버지로서, 누구보다 환자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동네 오빠', '형'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를 보고 그들을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과는 다른 '의 느님'으로서의 삶은 상상조차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에서 의사의 위치는 그러하며 평범한 삶과는 구분되는 삶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저자는 하얀 가운 속에 감춰져서 드러나지 않을 뿐, 의사이기 전에 환자들과 같은 아픔과 불완전함을 가진 사람임을 드러낸다. 저자는 인생의 힘겨운 과정과 시간들을 이겨내며 환자의 니즈보다는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의사가 되어 정말 생명을 살리는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 저자는 휴대폰 속 필터 뒤에 숨겨진 자신의 얼굴을 기준으로 삼는 미적 기준의 상향화를 안타까워하며 본인의 얼굴을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 여기기를 간곡히 주장한다. 얼굴이 이쁘고 아름다운 피부를 가졌다고 해서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며, 거울 속에 있는 불완전한 본인을 보고 여기저기 지적하지 말고, 지금까지 버텨오고 지금까지 수고해온 나 자신을 사랑해 주고 칭찬해 주며 세월에 변해가는 내 모습을 나라는 삶의 전쟁터에서 승리하고 돌아왔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로 인정해 주고 수고했다고 스스로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기를 권고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있음을 강조하며 병원의 수익성보다, 필터 없이 보이는 나의 눈보다 마음의 눈으로 환자를 보는 피부미용 의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참 신박하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나에게 큰 아픔을 경험하게 해준 의사는 나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켰지만 그 이후에 일어날 부작용이나 더 좋은 의견에 대해서는 일절 알려주지 않았다. 만약 나의 수술 전에 부작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면 나는 그 수술을 진행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한 의사는 본인이 생각하는 의학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환자가 해달라는 대로 해줬으니 훗날 환자는 의사에게 이 수술에 대해 아쉬운 말을 할 수도 없다. 먼 훗날 이 수술에 대해 연륜 있는 선생님들은 다 한마디씩 하면서 물음표를 던지지만 책임지지 않기 위해서 그 의사는 참 최선을 다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환자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의학적 한계를 제시하고 시술을 만류하는 것에서 참 보기 힘든 양심적인 의사라고 느꼈다. 자기의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않는다고 실력 없는 의사라고 험담하는 환자들을 만나도 환자의 앞날을 먼저 보고 막아설 수 있는 용기 있는 의사의 충고와 내 마음에 남겨준 응원의 메시지들은 이 책을 모두 읽은 시점에서 거울을 들여다본 나의 시각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다. 언제부턴가 흰머리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참 거슬려서 보이는 대로 뽑아버렸었다. 머리를 이리저리 들춰보니 이젠 뽑아버리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많아졌다. 보통 같으면 내 인생에서 제일 힘든 시기를 보내게 했던 누군가와 그 시간들을 원망했을 텐데 이젠 생각의 척도가 바뀌었다. 거울을 보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때의 청춘아, 참 고생 많았어. 공부하느라, 교수님 뒤치다꺼리 하느라, 욕먹느라, 논문 쓰느라, 발표하느라, 실험하느라. 그때의 그 시간들을 잘 버텨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어. 그깟 흰머리- 그때의 내 노고의 증거로 봐줄게. 다시 돌아가도 그때처럼은 못할 것 같아. 나는 최선을 다했어. 고생했어. 잘 버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