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바나나 -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지구촌의 눈물과 희망 메시지
손은혜 지음 / 에이지21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뉴스를 잘 챙겨보지 않는 편이다.

티비를 통해 흘러나오는 힘싸움, 세력싸움이 보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챙겨보는것이 있다면 국제뉴스정도.

살아오면서 읽었던 책을 통해, 그리고 여행을 통해 관심이 생겼기 때문일것이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땐 '응?이게 무슨 책이지?'라고 생각했었다.

홍자와 바나나.

이 두 단어는 어쩌면 작가에게 가장 뼈저리게 그곳을 기억하게 되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티비 뉴스 프로그램의 기자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다녀오며 쓴 일기 형식의 글이다.

스리랑카 내전 후 고통받고 있는 타밀족, 

탈레반에게 억압받았던 파키스탄 스왓밸리와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장수 비결인 파키스탄 훈자,

전쟁으로 인해 끔찍한 성폭행을 겪어야 했던 민주콩고,

가난한 삶에도 희망을 노래하는 케냐 소년 합창단,

그리고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싼 값에 구입하는 바나나의 고장 에콰도르까지.

작가의 일기를 통해 그네들의 힘겨운 삶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글이었던 것 같고,

그렇기에 조금 더 생생한 현장을 느낄 수 있었던 글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재미있다'라는 말 대신에 '생생하다'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대했던 '홍차'와 '바나나'를 보면 이 책과 그들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열심히, 조금 더 희망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삶이 책이라면 저는 단어입니다.

삶이 새장이라면 저는 새입니다.

삶이 바다라면 저는 물 한 방울입니다.

삶이 들판이라면 저는 곡식입니다.

삶은 단 한 번 뿐이기에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p.119

 

 

아버지는 말했지, 삶은 여행이라고

처음 만나는 이에게, 처음 걷는 길에 너를 던지는 것.

어떤 사나운 동행자가 네 무릎을 꺾고,

어떤 심술궂은 길이 너를 진흙탕 속에 처박아도

그것을 원망해서는 안되는 것,

대신 그 속에서 지혜를 구하고 인내를 기르는 것이라고

그리하여 신이 휴식을 허락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여행이라고.

 

-p.271

 

 

세계 어느 곳에서 살아가든

행복한 이는 행복하고, 불행한 이는 불행하다.

떠남은 돌아감을 전제로 할 때에야만 의미가 있다.

돌아가 생활하는 일상은 또 다른 여행을 염두에 두었을 때에만

더 나은 생동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늘 떠나 있는 사람에겐, 떠남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다.

지금 떠나 있다가 돌아감을 준비하고 있는 나는,

그런 면에서 얼마나 큰 행운아인가.

돌아갈 곳이 있고,

다시 시작해야 할 내 일상이 저기 있으니 말이다.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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