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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어깨를 빌려줘 - 이용한 여행에세이 1996-2012
이용한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5월
평점 :
시인 이용한님이 정처 없는 시간의 유목민으로 살았다. 16년 전 더는 출근하지 않는 인생을 택했고, 내내 차가 서지 않는 정거장이나 손님이 끊긴 여인숙을 떠돌았다. 가끔은 '붉은여행가동맹'이나 '바람의여행자클럽' 동지들과 방향 없이 여행하며 이따금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여인숙'에서 기약 없이 투숙한다. 내 오랜 카메라는 고되고, 손가락은 피곤하다. 자거라. 꼭꼭 발 아픈 길들아, 쓰디쓴 사랑아!
여행에도 방법이 있다면, 내 여행의 방식은 아무런 방법도 구하지 않는 것이다.
네에게 보내는 구름
이 구름을 너에게 보낸다.
라싸에 뜬 구름은 물색없이 덜컹거리는 내 마음 같아서
엽서만큼 오려내 너에게 보낸다.
재스퍼 설산에 걸린 구름은 기약 없이 떠도는 열병 같아서
배낭에 꾹꾹 눌러 담아 집으로 가져간다.
고비의 낙타 구름은 책갈피에서
오타루의 고양이 구름은 서랍 속에서 부푼다.
아~~역시 여행 에세이는 구절구절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은 구절들도 많고 여행에 대한 환상에 젖어서 그 지역을 느껴본다.
영혼의 호수편에서 미네완카는 인디언어로 '영혼의 호수' 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인디언의 정신적인 영혼이 깃든 호수가 바로 이곳이다.
4월인데도 호수는 꽁꽁 얼어 있다. 이 얼음은 5월 중순쯤에나 풀린다.
이 장면에서처럼 나도 5울에는 미네완카 가보고 싶어진다.
원주민이 "캐나디안 로키 어디를 가든 가 이래요. 끈임없이 멋지다는 말을 하게 되죠.
가장 멋지다는 레이크 루이스가 어디에나 있는 셈이죠.
그림에서도 풍경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정말 너무 예쁘고 아름답다..
이용한 시인의 마지막 장면에서
길에서 열렬하게 나는 인생을 낭비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가여운 사랑을 만났고,
그 사랑을 데리고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정말 시인의 표현과 여행에 대한 생각 느낌 등이 너무 잘 표현되었고, 읽는 내내 나또한 시인의 감정으로 이 책을 읽게 된 것 같다.
너무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