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남편 그래도 사랑해 - 치매 남편과 함께한 6년, 그리고 당신의 빈자리
배윤주 지음 / 청년정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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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고 싶지 않았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누구에게나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찰나의 순간이라도 잊고 싶어서일까?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것도 무섭지만 나는 가장 무서운게 치매라고 생각한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면서 아이가 되어가는 병!! 그 모습을들 지켜봐야하는 가족들에게도 너무 힘든 시간들이라는 걸 이해한다.우리 엄마는 맡며느리로써 친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집에서 모시면서 아침, 점심, 저녁 매번 입맛이 없는 것을 감안하여 죽도 여러죽을 쓰셨고 야구르트도 종류별로 사오셔서 드리곤 했다. 그리고 기저귀를 채우면 할아버지가 갑갑하셔서 그런지 기저귀를 벗고 변이 뭉개지거나 어디 묻거나 하는 것들을 엄마가 치워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난 그런 할아버지를 안쓰러우면서도 엄마를 힘들게 하니까 어린 마음에 밉기도 했었다. 하지만 엄마는 아버지를 낳아주신 분이라는 명분하에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런 고생을 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짠했다. 친할아버지는 암으로 돌아가셨지만 마지막에 치매 증상이 조금 나타나기도 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더 읽어 내려가면서 왜 이렇게 가슴이 짠한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쳤다. 현재 시어머니가 저분의 상황과 비슷해서인가 시아버지도 사업이 망하고 나서 큰 충격에 벗어나지 못하고 어느순가 치매 초로기 진단을 받으시고 지금 현재 요양보호사인 시어머니가 간호하면서 지내고 있다. 더구나 90세 넘은 노모까지 너무 비슷한 상황이였다.

남편이 차마 말을 하진 않았지만 큰아들인 내 남편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 보이는게 느껴진다. 그래서인가 이 책이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이 책을 보게 된 순간 남편도 꼭 읽어봐야겠다면서 나에게 책을 잘 선정했다고 했다. 사실 치매는 난 잘 알지 못하는 질환중에 하나였다. 우리집에서는 치매환자를 겪어본적이 없었던터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남편의 얘기로는 채미도 유전적인 요소가 있다고 한다. 남편쪽 가족은 이번이 첫번째가 아니라 두번째 상황이라고 한다.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었고 지금도 얼마나 힘들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중앙치매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치매유병자 중에서 69%는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31%인 22만여 명은 자신이 치매에 걸렸는지도 모르거나 알아도 적절한 진단이나 치료 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한다. 65세 이상 노인뿐 아니라 50대 중장년층에서도 치매가 암이나 뇌졸중보다 더욱 두려운 질환이라고 대답했다.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더 빠르게 진행된다고 한다. 진단후 6년 만에 이 책의 저자의 배우자는 그렇게 사망했다.

저자는 한국어 교육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몇 개 따서 라오스에서 봉사활동을 떠나려 했던 꿈까지 접고 60세의 남편을 돌보려고 사회복지와 요양보호사 자격증으로 도움을 얻었다고 한다. 사람의 인생은 정말 한순간인거 같다. 잘 살았다고 느끼다가도 불현듯 안좋은 상황에 맞딱들이거나 나쁜 상황에서 어느 순간 좋아지는 상황도 만나기도 하고 솔직히 안좋은 상황에서 좋아지는 건 많이 드문 현상중의 하나가 치매가 아닐까 싶다. 저자가 나이대도 우리 엄마 연배랑 비슷해서 그런지 책임감도 강하고 억척스러운 부분들이 우리 엄마와 많이 닮은 분인 것 같다.  


이 책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치매를 겪고 있는 가족들, 치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분들, 병원에 종사하는 분들이 꼭 읽어보길 바라는 바다. 나도 이 책을 읽고 시아버님을 돌보고 계시는 어머님의 입장이 많이 이해가 가고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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