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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평점 :

누군가의 사랑 이야기가 실제 소설이 된다면? 가슴 절절한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난 사실 이런 사랑이 존재할거란걸 크게 생각하고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평범한 사랑을 하고 평범하게 살아간 나로써는 이런 절절한 사랑이 와닿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감성적이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 절절한 느낌을 받았다.
저자인 가르도시 피테르 이 소설속 주인공은 저자이자 영화감동익 작가의 부모님의 실화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 25살 남성 6개월밖에 못 사는 시한부 인생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는 미클로스 절망 대신 결혼이라는 희망을 선택하고, 신부감을 찾기 위해 117명의 헝가리 여자들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렇게 만난 , 병악한 헝가리 남자 미클로스와 우연과 우연이 날실과 씨실처럼 짜여 답장을 보내게 된 헝가리 여자 릴리는 6개월 동안 편지를 주고받게 된다. 그리고 이 편지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두 주인공에게 언젠가 다시 희망적인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고, 그 믿음은 숭고한 사랑과 치유를 거쳐 위대한 기적을 일으켰다.
p.98 릴리를 제외한 모두 아홉 명의 여성들과 편지를 교환하기 시작했고 클라라 쾨베스는 그중 한 명이였다. 미클로스는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는 글을 쓰면서 큰 즐거움을 느꼈고, 글을 씀으로써 사물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었다. 또 그는 여성들의 운명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가 이 아홉명의 여성들에게 쓰는 편지의 내용은 릴리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과는 완전히 달랐다.
p.101 클라라가 끓어오르는 격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미클로스의 허리를 붙들더니 그의 얼굴과 안경에 입맞춤을 퍼붓는 바람에 안경이 입김으로 뿌옇게 흐려졌다. 그런데 이렇게 더렵혀진 안경알 너머로 미클로스는 클라라의 눈빛 깊숙한 곳에 무궁한 절망감이,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스러운 두려움이 서려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 뜻밖의 발견이 그를 진정시켰다.
클라라라는 여성을 떼어놓기 위해 그가 한 행동들과 말 그리고 상대를 파악했다는 건 정말 철이 든 남성이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키가 작고 안경을 쓰고 틀니를 끼고 있었던 미클라스는 확실히 비범한 머리를 가진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한 구절이였다.
p164 "난 당신을 이런 모습으로 상상했었어, 오래전부터...꿈속에서... 안녕, 릴리."
서로의 모습을 주고 받은 적도 없는데 친구에게 자기가 릴리라고 하라고 시켰는데고 불구하고 릴리를 알아본 미클로스 정말 두 사람은 운명이 아니였을까?
밸젠 수용소에서 3개월동안 시신들을 불태우고 특수병동에서 티푸스 환자들을 보살핀 미클로스, 해방된 날 막사에서 피복창고까지 800미터 불과했지만 알몸으로 간신히 기어간 릴리 두사람은 그 상황들에 대해서 서로 말을 할 수 없었다.
p.180 사랑하는, 정말 사랑하는 나의 릴리! 너무나 즐거웠던 사흘에 대해 네게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내게 그 사흘은 다른 그 어느 것보다 더 큰 의미를 갖게 되었어....
p.300 "사랑은 위대한 겁니다. 결혼은 사랑을 확인해주는 거고...,"
우리는 물질적인 사랑에 집착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상 물질적인걸 안따질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이야말로 그 모든걸 띄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많다면 그것이야말고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자신을 사랑하고 상대의 허물을 있는 그대로 감싸줄 수 있을때 그때야말로 진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구절 구절 두분의 편지 내용과 가슴 절절한 느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금 더 비움의 삶을 선택하라고 경고해주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소소한 즐거움에서부터 작은 실천이 된다면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두분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준 작가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합니다.
아직 사랑이 두렵고 어렵고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지금 내 옆에 반려자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내 옆에 이 사람으로 하여금 미래가 꿈꿔진다면 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 시간 소중한 사람을 다시 생각하며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