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막연함에 속았다
권다예 지음 / 다독임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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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낡고, 오래된 것을 좋아하고 새것보다는 손에 묻은 필름 카메라를 좋아하고, 구멍이 숭숭 뚫린 어릴 적 이불의 촉감을 좋아하고, 빛바랜 사진속 추억을들 좋아한다. 또, 우리 집 강아지 털 안에서만 맡을 수 있는 꿍꿍한 냄새를 좋아하고, 이젠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누군가가 애틋한 마음으로 적어 내려갔을, 어느 날의 편지를 좋아한다. 지금껏 그럴듯한 흔적 하나 남기지 못한, 보잘것없는 내 삶 역시 사랑해보려 부단히 노력 중인 작가 권다예님!!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그 누구에게도 꺼내 놓지 못했던 아주 사적인 생각들이 담겨있다. 그러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과거를 무던히도 견뎌온 그대의 삶의 어느 한순간과, 어떠한 감정과 맞닿아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참으로 마음이 여리고 감수성이 풍부하고 살아가면서 많은 상처를 혼자 더욱더 많이 받고 그 아픔뒤에 성숙함이 묻어나는 작가이다.


PART1 관계를 망치고 있던 건 바로, 나였다.


<미안하다는 말을 무기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p46. 나는 비교적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꺼내곤 한다. 나의 말과 행동으로 누군가가 불편함을 느끼거나 피해 받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착하다는 말이 먼저 나오게 되는 미안함, 왠지 모를 씁쓸함도 느껴야했던 챕터인듯 내 마음속에서도 평소 나와 행동이 비슷한 작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PART3 우리는 평생 막연함과 싸워야 한다.


<꿈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p.114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돈을 번다. 처음엔 돈을 벌고 싶어서 일을 시작하게 되지만, 이후엔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일을 붙잡게 된다.


점점 돈벌이의 무게감을 느끼에 하는 대목이였다. 어느 순간 어른이 되어버린 나. 모든걸 스스로 해야하고 단지 꿈을 쫓기 위해서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


p. 119 누군가가 나에게 네가 진짜 꿈으로 돈을 벌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나는 여전히 주저할 것이다. 마음만큼은 그럴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려 하겠지만, 그러기엔 여전히 나의 미래는 그리 환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나는 진짜 나의 꿈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글쎄~마음으 먹먹하면서도 나도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내 꿈이 있을까?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20대의 시절과 달리 30대에는 그냥 하루하루 성숙함이 내 발목을 이끌고 무의식중에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뭔가를 악바리 같이 해야겠다는 승부근성도 서서히 사라지는 것 같다.


독서모임에서도 누군가 나에게 이런말을 했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고 하지만 나는 고민스러웠었다. 정말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는건 좋지만 그 좋아하는 것이 평생 갈 수 있을까? 오히려 좋아하는 것을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생각이 바뀐다면 그 또한 내 삶의 있어서 스트레스가 되지는 않을까?


PART.2 집순이는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것일까.

PART.4 나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싶었다.

PART.5 잠시 지금 이 순간을 좋아해도 되는걸까.


파트별로 작가에게 진심어린 위로와 작가의 삶의 경험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문득 린 홀이 말한게 생각났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자기 다워지는 것이다라고 그래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적으로 생각도 바뀌는 것이고 그 생각들이 결국 내 자신이 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 예전의 추억을 되새기며 작가에게 좋은 경험과 깨달음의 대한 위로를 받은 것 같아서 더욱 고마웠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을 막연함이라는 감정과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어떻게 시간을 쓰든 우리는 항상 막연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기대가 되고, 새롭고, 신이 나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하고, 슬프고, 가슴이 저릿해지는 것 아닐까.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멈칫하게 되는 순간에 이 책을 접하면 좋을 것 같다. 나처럼 눈물 흘릴 준비 하고 손수건도 한장 챙길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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