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년이 다 마쳐가는 즈음의 국어 제7단원의 제목은 ‘마음을 읽어요’ 이다.

아이들은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알고 있을까?  

질문을 했더니 ‘마음을 알아차린다.’ ‘ 마음을 이해한다.’ 는 등으로 곧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면 마음을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역시 표정이나 행동 말씨 등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한다.  

이 단원은 아이들이 가장 흥미 있어 하는 만화로만 되어있다. 
이야기의 주인공 희순이는 주인댁 아주머니로부터 집세 독촉을 받고 있는 어머니에게 차마 내일이 소풍이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속상한 마음으로 우산수선을 하는 아버지한테 가 본다. 아버지는 구두를 수선하기도 하고 우산을 받아서 소매로 비가오지 않아 쌓아둔 몇 개의 우산을 집에 가는 길에 가져가라고 한다.

여기에서도 희순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우산만 가지고 집으로 돌아간다. 다음날 학교에는 배낭 속에 잔뜩 먹을 것들을 싼 친구들이 운동장에서 재잘거리고 희순이도 두둑한 배낭을 메고 나타난다.

그들이 즐겁게 점심을 먹고 나자 맑았던 하늘이 흐려지면서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비를 피하려고 애썼고 희순이는 자기 배낭 속의 우산을 꺼낼 것인가 말것인가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우산을 꺼내고는 친구들에게 나누어 쓰게 한다. 친구들은 어떻게 우산을 네 개씩이나 가져올 수 있었는지 궁금해 하지만 더 이상 묻지 않는다. 이 이야기에서 아이들은 집세가 뭔지 몰랐다.

그 옛날 셋방살이라는 것이 있었단다. 하며 교사의 경험을 이야기 해 주었다.

초등학교 시절 우리 가족은 셋방살이를 하였다. 주인댁 아이들이 내 나이와 내 동생 나이 또래의 아들 둘 딸 하나가 있었다. 우리는 놀다가 가끔 의견충돌로 싸움이 벌어질 때가 있었는데 주인댁 딸은  '나가'라는 말을 곧잘 했고 그러면 내가 되받아서 '전셋돈 내놔.'라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아파트, 정말 셋방살이로 많이도 눈물겨워 했던 자들이 힘겹게 일으켜 세운 업적일 것이다. 
 

한 단원의 소재가 모두 만화로 되어 있다는 것은 우리 교육이 다양한 삶의 모습 추구를 위한 방향전환을 제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거기에 보다 더 신중한 내용선택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배낭 속 우산’에서 희순이의 맘을 가장 잘 읽으려면 처음 장면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희순이의 어두운 마음이 비와 함께 씻겨지며 찾아오는 ‘반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지금 3학년 어린이들로서는 조금은 어렵게도 느껴지는 소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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